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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비됴 Jul 25. 2023

에단 헌트가 찾는 열쇠는
왜 십자가 모양일까?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리뷰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일곱 번째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하 ‘<미션 임파서블 7>’)이 또 한 번 불가능한 작전을 선보였다. 그 중심에 서 있는 톰 크루즈는 업그레이드된 아날로그 액션을 펼치는데, 그 자체로 연신 감탄사가 나올 정도. 소품도 주인공을 따라가듯 극 중 이야기에서 중요한 키, 열쇠가 등장한다. ‘21세기에 열쇠라니?’ 라는 생각도 잠시, 이 모양새가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두 개로 분리된 열쇠를 크로스 합체하면 십자가 형태를 이룬다. 에단 헌트가 맞서야 하는 유령 같은 존재, AI 엔티티를 잠재우기 위해 꼭 필요한 이 열쇠는 왜 십자가 모양일까?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쿵!’ 북극해에서 핵잠수함이 침몰한다. 아이러니하게 잠수함을 격퇴한 것은 적의 어뢰가 아닌 자신들이 쏜 어뢰다. 이들에게 벌어진 의뭉스러운 사건과 함께 전 세계 첩보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AI ‘엔티티’의 소소 코드는 심해 속으로 사라진다. 냉전 시대는 끝났지만, 엔티티를 활용해 전 세계 정보 패권을 장악하려는 나라들은 AI에 접근할 수 있는 한 쌍의 열쇠를 놓고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른다. IMF 지령을 받은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자신의 팀원들과 함께 작전에 뛰어들고, 열쇠를 찾는 도중, 과거의 숙적 가브리엘(에사이 모랄레스)을 마주한다. 엔티티의 수족으로 움직이는 가브리엘과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에단 헌트에게 소매치기 달인 그레이스(헤일리 앳웰)가 새로운 팀원으로 활약하고, 한 쌍의 열쇠를 찾기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시작한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미션 임파서블 7>은 그동안 시리즈를 거듭하며 에단 헌트 혹은 톰 크루즈가 걸어온 길을 확인하고, 이를 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작품이다. IMF 요원으로 ‘유령’을 자처한 에단 헌트는 매번 팀원들과 함께 불가능한 작전을 어떻게든 가능하게 만든다. 그가 목숨을 걸고 이 작전을 수행하는 건 세계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대의’다. 첩보, 스파이, 세계 평화 등 언제 적 얘기냐고 할 수 있지만, 오랫동안 한 길을 걸어온 에단 헌트에게는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톰 크루즈도 마찬가지다. 시리즈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톰 크루즈는 매번 고강도 아날로그 액션을 선보이며 불가능한 액션을 어떻게든 가능하게 만든다. 그가 목숨을 걸고 이 액션을 수행하는 건 순수한 액션 쾌감을 전하기 위한 ‘신념’이다. 스턴트맨 없이 뛰고, 매달리고, 날고, 부딪히는 액션이 양질의 CG액션이 난무하는 시대에서 그 결이 안 맞는다고 할 수 있지만, 오랫동안 한 길을 걸어온 톰 크루즈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는 음지에서 살고 죽는다. 이름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이를 강조하듯 에단 헌트의 모습을 드러내는 첫 장면에서 I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신조를 재차 확인한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에단 헌트가 지나왔던 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신념을 강조한다. 에단 헌트에게 엔티티는 이 신념을 더 견고히 쌓는 계기이자, 최강의 적으로 등장한다. AI가 무슨 최강의 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다르다. 앞서 소개한 잠수함 격침 사건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엔티티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대의를 위해 엔티티를 제거하려는 에단 헌트와 달리, 다수의 첩보 기관은 제거 대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에단 헌트를 공격한다. 더불어 디지털이라면 뭐든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엔티티의 능력 때문에 최고의 조력자였던 벤지(사이먼 페그)와 루터(빙 라메스)의 도움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마치 다대일 전쟁처럼 그려지는 이번 작전은 이전 시리즈보다 더 많은 희생과 고난을 암시한다.  



이런 상황에서 에단 헌트는 새롭게 그레이스와 한 팀을 이뤄 차례차례 장애물을 뛰어넘고 악당과 대결을 펼치는 등 열쇠를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를 한다. 카타르 공항에서의 추격전, 이탈리아 로마 카체이스, 오리엔탈 횡단 열차 액션, 그리고 그 유명한 오토바이 고공낙하 등 손에 땀을 쥐는 그의 액션 퍼레이드는 침 닦을 손수건이 필요할 정도로 입을 벌어지게 만든다. 


에단 헌트의 생고생 퍼레이드라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이번 액션은 마치 고행의 길처럼 느껴진다. 특히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펼치는 후반부 기차 장면은 이를 잘 보여준다. 디지털은 물론 데이터 로직을 기반해 인간과 세상의 운명까지 결정하는 엔티티에 대항해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는 에단 헌트는 사람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이로 나온다. 



이런 그의 모습은 마치 십자가를 든 예수처럼 보인다. 온 세상 모든 역경을 지고 가는 예수처럼, 에단 헌트 또한 인간의 탐욕과 죄가 가득한 십자가 모양의 열쇠를 홀로 짊어지고 고난의 길을 걸어간다. 이는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가 절대 반지를 갖고 불의 산을 향해 가는 과정, <다크 나이트>의 배트맨이 모든 죄를 짊어진 채 어둠으로 향해 가는 과정과 겹친다. 


이에 발맞춰 톰 크루즈 역시 CG 액션에 맞서 아날로그 액션의 대단함을 보여주기 위해 모든 역경을 짊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이는 <탑건: 매버릭>에서도 보여준 바 있고, 관객들은 더할 나위 없이 나이를 거꾸로 먹는 이 배우의 액션에 갈채를 보내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제목인 ‘데드 레코닝’(추측항법)은 항해용어로 외부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위치를 기준으로 항로를 택한다는 의미다. 에단 헌트와 톰 크루즈의 길을 대변하는 듯한 이 제목의 영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년에 개봉하는 파트 2를 남겨 놨다. 과연 이들의 불가능한 작전은 성공할 것인가? 그리고 에단 헌트와 톰 크루즈의 고행길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평점: 4.0 / 5.0

한줄평: 액생액사! 이게 바로 톰 크루즈 가는 길! 



(이 리뷰는 ’헤드라잇’에 쓴 글을 재편집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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