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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비됴 Aug 20. 2023

‘돌 같은 마음’으로 봐야 하는
겔 가돗 스파이 액션

넷플릭스 영화 <하트 오브 스톤> 리뷰

<하트 오브 스톤>. 제목을 뜻을 유추하자면 ‘돌 같은 마음’ 혹은 ‘냉혹한, 매정한’으로 풀이 될 수 있다. 영어 시간도 아닌데, 제목의 뜻을 소개하는 이유는 냉혹하고도 매정한 스파이들의 전쟁을 흥미진진한 마음이 아닌 돌 같은 마음(?)으로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겔 가돗이 나오는데도 말이다. 이 작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특히 액션 장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마음은 2시간 내내 가져가야 한다. 


▲  영화 <하트 오브 스톤> 스틸컷 / 넷플릭스 제공


레이첼 스톤(겔 가돗)은 MI6 신입 요원으로, 총 보단 키보드가 무기다. 후방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그녀는 팀원 파커(제이미 도넌)이 위험에 처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원더우먼 뺨치는 실력으로 적을 일망타진한다. 알고 보니 그녀는 최고의 정보수집으로 앞날까지 예측 가능한 AI ‘하트’ 소유 비밀조직 ‘차터’의 일원이고, MI6에 언더커버로 들어간 것. 작전 당시 모습을 드러낸 천재 해커 케야(알리아 바트)와 AI 하트를 노리는 일당과 연루가 되어 있음을 직감한 레이첼은 세상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고 위험천만한 전쟁을 시작한다. 


▲  영화 <하트 오브 스톤> 스틸컷 / 넷플릭스 제공


스파이 액션 장르 영화인 <하트 오브 스톤>의 장점은 명확하다. 겔 가돗을 앞세워 준수한 때깔을 보여주는 것이다. 호쾌하고 긴장감 넘치는 액션 장면이 구현되는 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만든 제작사 ‘스카이댄스’의 공이 크다. 그동안 쌓아 놨던 스파이 액션 노하우를 이 작품에 오롯이 녹여낸 듯한 느낌이랄까. 초반 동료를 구하기 위해 AI 하트의 도움을 받으며, 낙하산, 스노우바이크 액션 등을 펼치는 레이첼의 모습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빙 라메스, 사이먼 페그의 도움을 받아 움직이는 톰 크루즈를 연상케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가 여성판 <미션 임파서블>이라 보는 이들도 많다. 특히 올해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과 마찬가지로 AI를 소재로 했다는 점은 이 주장에 힘을 싣는다.


앞서 말했듯이 영화의 주 무기는 겔 가돗이다. <원더우먼> 시리즈, <저스티스 리그> 등에서 느꼈던 겔 가돗의 액션 감흥은 이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큰 키와 긴 팔다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시원한 액션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좁은 공간보다 넓은 공간 안에서 펼치는 액션이 더 멋지게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확실히 신체적 조건에 따른 액션의 장점을 영화에 잘 매치시켰다고나 할까. 어쩌면 <하트 오브 스톤>은 겔 가돗에게 많은 걸 기댔다고도 할 수 있겠다. 


  ▲ AI 하트를 둘러싼 인물들. 영화 <하트 오브 스톤> 스틸컷 / 넷플릭스 제공


그 외에도 감독은 AI 하트가 지닌 막강한 힘의 명암을 드러내며,(이를 통해 빌런의 악행에 대한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남자들에게 해커 능력을 이용만 당했던 케야와 레이첼간의 여성 연합도 보여준다. 특히 기술의 발달에 의해 효율성에 입각한 첩보전, 예를 들어 빅데이터를 통한 예측 프로그램에 따라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화는 레이첼을 통해 기계(혹은 시스템)가 아닌 개인의 힘과 판단이 더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한다. 


여성, AI 등 시의성 소재를 가져왔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특별히 기억나는 장면이 없다. 감독은 여타 스파이 액션 장르처럼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펼치는 액션이나 현란한 총격 장면, 호쾌한 육탄전 등 다양하게 디자인된 액션 장면들이 준비해 넣었지만, 기시감의 늪에 쉽게 빠진다. 더불어 여성 캐릭터를 앞세우는 데 치중한 첩보 스토리는 다소 헐거워 작전 수행 과정에 느끼는 긴장감이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AI 하트가 제공한 공식대로 따라가는 듯한 무난한 첩보의 길을 간다.  


▲  영화 <하트 오브 스톤> 스틸컷 / 넷플릭스 제공


이건 <하트 오브 스톤>만의 문제는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중 액션 장르 작품이 매번 반복하는 부분이다. 좋은 재료를 가져다 정확한 배합률에 맞춰 나온 공산품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셈. (개인적으로는 넷플릭스 액션 영화라고 하면 <익스트랙션> 시리즈 외에는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결국 돌 같은 마음으로, 마음을 비우고 <하트 오브 스톤>을 봐야 한다는 말인데, 그럴 바에는 다른 OTT 영화를 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물론, 그 영화들조차 돌 같은 마음으로 봐야 할 때가 많지만 말이다. 




평점: 2.5 / 5.0

한줄평: 이러다 넷플릭스 액션영화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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