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이름은 ‘미영’입니다. ‘최미영’. 매우 흔한 이름이지요? 학창 시절만 해도 '미영'이란 이름은 여럿을 만났으니까요. 하지만 그녀는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런 흔한 사람이 아닙니다. 이름보단 "친구!!", "친구야~"로 부를 때가 많습니다. 첫 만남에, 친근한 말투로 나의 마음을 열어준 그녀는 육아 동지로 시작해 꿈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나의 어떤 이야기에도 두 세배로 반응해주는 친구, 좋은 게 생기면 나를 생각해주는 친구, 도전의 불씨를 지펴주는 친구, 에너지 동날 때 기를 넣어주는 백숙 같은 친구, 나도 모르는 나의 장점을 속사포로 나열해주는 친구. 한마디로 핑퐁이 잘 되는 친구입니다. 내가 날려 보낸 마음이 잘 전달되었을까 고민하기 전에, 퐁을 날려주는 친구이지요. 내가 원하는 핑을 날려주는 친구이기도 하고요. 참 고마운 친구입니다.
이제 그녀를 더 깊이 들여다볼까요?
그녀는 안경을 썼어요. 나보다 가진 눈이 많아서인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눈에 띈 것은 모두 그녀의 것이 됩니다. 배우고, 도전하고, 나누고, 다듬으며 쉼 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지요. 네, 맞아요. 언제나 현재 진행형입니다. 저의 주변인들이 저를 보며 바쁘게 산다고 하지만 그녀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는 사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모릅니다. 조용히 땅을 파고 있거든요. 그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많은 구멍을 만들었는지, 무엇을 심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무언가가 하나의 열매가 될 때까지 홀로 열심히 물을 주고 기다립니다. 그녀가 심은 많은 씨앗들이 싹을 틔우고 자라고 모습을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다면 좋겠어요.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조금 더 키운 다음에 멋진 열매를 만들어나갈 거라고요. 이미 튼실한 열매가 열렸습니다.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씨앗들은 또 자라고 자라 쉴 틈 없이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가 기운이 없네요. 잘하고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해나갈 거라고요. 이미 멋진 정원을 가꾸어 나가고 있다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