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인연
많은 이들이 말한다. 진짜 친구는 순수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의 친구들이라고.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원하는 게 있거나, 무언가를 주고받는 관계에서 시작하니 오랜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이다. 내 안에도 그러한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회사생활을 하며 만난 이들, 대학친구들 모두 그 당시엔 매일같이 보고 먹고 마시며 서로를 걱정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내 인생에서 아주 작은 추억 속 인물이 되어버렸다. 가끔 안부를 물으며 '그래, 언제 한 번 보자.'라는 기약없는 만남을 건네는 사이. 20-30대엔 그게 그렇게 서운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잊혀지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 내 삶 속에서 그(그녀)의 자리가 작아진다는 것이.
나이 마흔이 넘으며 깨달아지는 것이 있다면, 함께 한 시간은 관계의 깊이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 나의 모든 시간 속 인연들은 소중한 인연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을 함께 하는 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나의 지금을 함께 해주는 귀한 인연이 있다. 나의 그녀. 아이들을 사이에 두고 만났지만 어느새 우리 사이, 아이들의 존재는 꽤 많이 작아졌다. 5년차 친구이지만 10년을 만난 것만큼이나 많은 것을 함께하고 의지하고 응원해주는 사이. 힘에 부칠 때 서로에게 비타민이 되어주는 사이. 이번 글을 쓰고자 계획하면서, 그녀와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우정, 어른이 되어서도 이 유치한 듯 진지한 단어를 사이에 둘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나의 과거 인연들처럼 그녀와의 인연도 언젠가는 추억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리 재고, 겁먹을 필요없지 않은가. 지금 가까이에서 '우정'을 나눌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그녀라는 것에 또 한 번 감사하다.
친구!! 찐한 우정 이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