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업무는 카운터에서 계산하기. 포스보는 것인데 정확해야 한다. 마감을 할때 포스기에 찍힌 돈과 실제 맞아야 하는 아주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다. 맞지 않으면 내가 돈을 물어내야 한다. 총 물어낸 돈을 합치면 한 5000원 정도 된다. 초 긴장상태로 일하고 몸을 갈아넣은 나의 30분이라는 시간을 계산 실수라는 이름으로 날려 버린 것이다. 어느 순간 돈에 예민해 졌다. 오고 가고 있는 돈 가운데 세심한 계산이 저절로 되는 것이다. 500원이 소중해 지고 100원도 고귀하다. 다이소는 개인 사업장이라 포스를 보는 와중에 계산만 하면 안된다. 계산을 하면서 일명 까대기(?)라는 것도 해야 한다. 아주 작은 박스들을 다 까서 전시하는 것이다. 보통 마트에서 보면은 캐셔만 보는 분이 계시고 그런데 여기는 캐셔도 보면서 틈 날때마다 정리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마음만 급하다. 그러다 보면 계산 실수를 할 때도 있다. 반품처리하는 것을 단계에서 헷갈려서 10번도 더 물어보았다. 담당자가 와서 가르쳐 주었지만 난 긴장해서 인지 제대로 입력되지 않은 것이다. 당시에만 네네 거리고 아무래도 입력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사고가 났다. 손님이 반품 처리 하는데 전체 취소를 한 것이다. 그래서 결제가 2번이나 이루어져서 손님이 항의가 왔다. 어떨 땐 똑같은 물건 20개를 사면 난 한개만 찍고 20개를 넣으면 되는데 그 속에 색깔도 다양하게 있다. 그래서 일일이 하나씩 찍어야 된다. 손님들이 왜그렇게 계산하냐고 물어본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계산 안되세요? 왜 그렇게 하세요?" 라고 물어본다. 난 이렇게 대답했다. 점장님이 이렇게 하라시네요. 그렇다. 점장이 하라면 해야 한다.
일이라는 것이 그저 일자체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일 속에 돌아가는 메커니즘을 알아야 한다. 난 한가지에 빠지면 그속에 빠져 전체를 볼 줄 모른다. 한번은 물건 들어오는 날이 화목토이면 저녁에 월수금은 물건 들어오기 전에 공간 정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안 까먹을려고 나는 월수금을 머릿속에 셋팅을 해놓는다. 달달달 거리며 외우고 있따. 그러다 갑자기 포스를 보는 중 단체 주문이 들어와서 손님에게 물건이 월요일에 들어온다고 했다. 화요일에 들어오는데 말이다. 월요일에 물건 찾으러 온 손님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해야만 했다. 그렇게 돌고 돌아 난 가장 일 못하는 포스 보는 알바생이 되고 말았다.
점장한데 혼나고 선임에게 혼나고 그러는 사이 어느 순간 나의 눈은 점점 매세워 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