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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에 매일 오는 손님

by 드로잉요정

다이소에 일하다보면 정말 많은 손님들을 만나게 된다. 필자의 다이소는 시골에 있는 곳이다. 그래서 마을 장날이 되면 그날의 카운터의 일정은 정말 쉼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그중에 많은 손님들 가운데 생각나는 손님이 한분이 있다. 매일 오시는 분이 있다. 나이는 40대로 보이는 분인데 평범한 사람 같지는 않아 보인다. 옆에서 누군가가 챙겨줘야 할 것 같은 사람이다. 항상 천원짜리 몇장을 가지고 와서 물건 두세개를 사가지고 가신다.

그리고 항상 그냥 물건만 사가는 것이 아니라 물어본다. 물건이 있는지 어디 있는지 내가 산게 이거는 맞는지.

그래서 항상 생각이 난다. 그 사람에게 다이소란 어떤 공간일지 말이다. 매일 들리는 친구집같은 공간일수 있을 것 같다. 몇천원 짜리 물건을 사면서 느껴지는 만족감이 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이소에 들리면 즐거운 음악소리가 들리고 우선 조명이 밝아서 있는 내내 기분이 좋다. 그리고 아무리 바구니에 가득 가득 담아도 10만원을 넘게 계산된 적이 없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이 분이 매일 물건을 사러오면서 계산할때쯤 되면 항상 상기되어있다. 들뜬 어린 아이처럼 신나는 기분은 억누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게 오늘은 벨트1개 내의 1개를 사고 가셨다. 어제는 누나에게 선물할 것인지 전화로 누나와 물건을 살 리스트를 같이 고민하고 메뉴큐어 2개를 사셨다. 그리고 항상 현금 계산을 하시고 영수증과 현금 영수증도 챙기신다. 그분의 레퍼토리와 음정이 귀에 생생하다. 내일은 어떤 물건을 사실까? 아마도 나의 대답은 퉁명스러울 것이다. 아마 그분이 오실때쯤은 몇시간동안 서서 많은 사람들의 계산하는 과정들 속에서 기진 맥진해 있을 것이다.

아니면 그 분뒤에서 길게 늘어선 계산을 기다리는 손님줄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대답을 빨리 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분의 흥얼거리면서 계산할때까지 설레임이 나에게도 전해져서 가슴이 따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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