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피오 Feb 03. 2017

17th_시장은 역시 '이즈마일로프'

주말에 핫한 나름 전통시장

일요일 오전에 이즈마일로프 시장을 찾았다.

다른 포스팅들을 보면 벼룩시장 이런 게 첫 시작이어서 평일에 가면 문을 다 안 여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일요일 오전에 갔다. 럭키?


지하철을 타고 파란색 우측 위에 있는 빠르찌잔스까야(партизанская, Partizanskaya) 역으로 갔다. 이즈마일로프 시장 간다고 이즈마일로프 역에서 내리면 안 된다.

하나뿐인 출구로 잘 나가서 왼쪽을 보면 입구가 있다.

아침 11시인데 눈이 와서 그런가 날이 살짝 어두웠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별로 없어서 문 닫은 줄 알았다.

11시 정도에 오픈을 하나보다. 이제 막 자리를 깔고 눈을 치우고 마트료시카들을 세팅하는 상점들이 많았다.
아, 이 시장은 약간 남대문 시장 느낌인데 상점의 7할 이상은 마트료시카를 팔고 있다. 전통 그릇이나 사고 싶었으나 엄청 비싼 털모자, 그림 등 다양한 물건도 있다. 음식도 있는데 비싸고 맛이 그냥 그렇다는 소문이 있다. 시내 중심가보다는 저렴한데 역시 흥정하기 나름이고 마트료시카 퀄리티에 따라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모스크바에서 아마 가장 많은 한국말을 들을 수 있는 곳이 여기가 아닐까 싶다.

마트료시카 중에 역대 한국 대통령 버전도 있는데, 박근혜를 열면 엠비가 나오고 엠비부터 YS까지 5명의 역대 대통령들이 나온다. 나보고 자꾸 사라고 그래서 이제 박근혜는 한국 대통령 아니라서 안 산다고 했더니 지금은 아니어도 대통령이었다고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냐며 역사니깐 사라고 한다. 아 뭔가 창피하였다. 역사에 기록된 역대 대통령.... 먼 훗날 후대에서 이 시기를 어찌 평가할는지.

마음에 드는 모델을 결정하고, 돌아다니면서 가격을 다 물어보고 다녔다. 깎아줄 것 같은 아줌마 하나 골라서 내 거랑 선물들을 한 집에서 다 사고 가격도 조금 깎았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마트료시카 숫자가 보통 그 집 가족 구성원의 숫자를 의미한다고 하던데, 어쨌든 피스가 많을수록 비싸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들이 표정이랑 생김새가 다 다른 것도 있고 다 같은 것도 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약간 조각을 하다만 느낌이 있는 것도 있는데 칠 상태랑 조각 상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대량으로 구입할 때는 하나하나 귀찮아도 다 열어서 관찰해보는 것이 좋겠다. 4번째 5번째로 가면 얼굴이 생기다 마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이 친구랑 위에 있는 것 중에서 무광을 샀다.


시장이 11시쯤 여는 것 같으니 혹시라도 이 시장을 방문할 의향이 있으면 오전보다는 오후가 나을 듯.
원래 한국에서도 아침 첫 손님은 약간 홀대를 받고, 아이쇼핑만 하고 가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했다.


굉장히 촉박한 모스크바 방문 일정이 아니라면 한 번쯤은 와볼 만할 것 같다. 나름 시장이라 사람 사는 냄새도 좀 나고 시내에 깔끔한 상점들보다는 가격도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하다. 퀄리티도 천차만별이고.

매거진의 이전글 16th_붉은 광장 야경 감상의 핫플레이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