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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피오 Feb 03. 2017

18th_쇼핑몰은 역시 '아피몰'

코엑스몰 데자뷰

아피몰은 노보데비치 수도원에서 봤던 모스크바의 새로운 마천루인 초고층 복합단지 모스크바 시티 내에 존재하는 대형 쇼핑몰이다.

이런 건물들 사이에 있다

아피몰은 지하철 몌쥬드나로드나야(международная)역이나 븨스따보츄나야(выставочная)역으로 가면 역이랑 연결되어 있다.

사실 꼭대기에 대형 마트료시카가 있다고 해서 갔다. 딱히 쇼핑할 건 없고.

이 지하철 역에 가는 하늘색 선을 탈 때는 그동안과는 다르게 두 갈래로 노선이 갈라져서 가기 때문에 탈 때 행선지를 보고 타야 한다. 꼭 몌쥬드나로드나야 역으로 가는 열차를 타야 한다.

지하철을 잘 타고 Vystavochnaya(выставочная,븨스따보츄나야,하늘색) 역에 잘 도착했다. 역에서 내리면 바로 아피몰로 연결이 된다.

6층에 올라가면 대형 마트료시카들이 잔뜩 있다길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타고 올라갔다. 근데 5층까지 밖에 못 간다. 6층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들이 다 막혀있다. 밑에서 바라보니 휑 하다. 다철수했나보다. 그래도 5층에 하나 있던 대형 마트료시카를 찾아서 인증샷을 찍었는데 뭔가 아쉬웠다.

이 큰 마트료시카가 수십개 있었어야 했는데...

대형 마트료시카는 물 건너갔다. 30분에 한 번 나온다는 분수쇼도 봤다. 밖으로 나가서 모스크바 시티를 구경해야겠다.

가운데 분수가 1층부터 약 5층 높이까지 올라오는 쇼가 펼쳐진다.

추운 날에도 Bagration Bridge로 가면 실내 터널 같은 다리여서 추위에 떨지 않고 모스크바 시티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일단 다리를 찾아 나섰다.

건물 안에서도 밖의 모스크바 시티의 고층 건물들이 보인다.

사실 아피몰 1층으로 나와서 오른쪽 모스크바 강 방향으로 가면 되는데 오른쪽 방향으로 가는 길이 공사 중이다. 왼쪽으로 돌아갈까 하다가 날이 추워서 다시 들어왔다. 실내로도 나가는 길이 있겠지 싶어서 열심히 검색을 했더니 지하철역 쪽과는 정반대에 나가는 길이 있다. 그래서 그 출입구를 찾아 진짜 거의 1시간 정도를 헤맸다. 그러다가 무슨 건물 2개 사이로 겨우 탈출했는데 나와보니 노보텔이 보였다.

1시간 만에 나와서 본 바깥세계

길 잃어버리면 노보텔을 물어보고 다시 여기로 와야겠다.
기껏 밖으로 탈출했더니 빌딩 숲 한가운데로 들어온 것 같았다. 다시 들어가서 집에나 갈까 하다가 이왕 나온 거 강이라도 보고 가자 하는 마음으로 강변으로 갔다.


강변으로 가니깐 저 멀리 Bagration Bridge가 보인다. 아피몰 안에서 하도 헤매며 다니면서 땀을 흘렸더니 별로 춥지도 않다. 다리까지 걸어갔다. 걸어가는데 노보데비치에서 보였던 모스크바 시티의 높은 빌딩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강남에 와있는 줄 알았다.
그래도 가까이에서 보니 꽤 근사하다. 잘 지었다.
걷다가 사진 찍다가 하다 보니 어느새 다리의 입구까지 왔다.

두근두근 다리에 올라서니 얼어붙은 모스크바 강이 한눈에 보인다.

이게 원래 유리가 맑고 깨끗하면 잘 보이겠지?

어제오늘 눈이 와서 투명 유리창이 얼어붙었다.
내가 이 건물들을 이렇게 보려고 1시간이나 땅속에서 헤매었나 하고 자괴감이 들었다.
이럴 거면 밖에서 봤지... 아 나 밖에서 봤지 참.


멍하게 다리 안 의자에 앉아서 풍경들을 바라보는데, 서울을 처음 찾은 외국 관광객이 봉은사를 찾아가려고 삼성역에서 내린 다음에 춥지 않은 따뜻한 길이라며 코엑스몰 안으로 들어가서 한참을 헤매다 겨우 봉은사를 찾았을 때 이런 기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론 코엑스몰보다 여기가 더 복잡한 것 같다. 길 물어볼 사람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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