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환상의 빛>(1995)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바다출판사, 2017)

by readNwritwo

저는 짬이 나면 카메라를 들고 영화에 쓸 만한 장소를 찾아다녔습니다. 원작은 간사이 지방이라는 설정이었지만 예산 절약을 위해 도쿄에서 촬영 장소를 찾기로 했습니다. 조시가야나 네즈같은 번화가 등 단순히 낡기만 한 게 아니라 건물이 지면에서 돋아난 듯한 존재감 있는 거리를 걸으며 영화 장면을 구상하는 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영화에서 아사노 다다노부 씨가 일하는 아라카와 구 미카와시마의 공장이나 에스미 마키코 씨가 꿈에서 보는 어린 시절에 살았던 가와사키의 고쿠도 역은 그렇게 발견한 장소입니다. 영화의 후반 무대인 노토 반도에서는 와지마에서 차로 30분이면 가는 우뉴라는 회화적으로도 아름다운 항구마을을 발견했고, 운 좋게 폐옥 한 채를 빌릴 수 있었습니다.

그 만남에서 에스미 씨의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 등을 30분 정도 나누고 사무실에서 나왔을 때 이미 주인공을 그녀로 결정했습니다. 캐스팅이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나중에 붙이는 것이며, 관건은 ‘이 사람으로 하자!’는 확신이 드는지 아닌지 여부입니다. 확신만 생기면 제 경험상 대체로 어떻게든 됩니다.(p.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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