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린치의 빨간방>(그책, 2008)
어느 날 나는 한 문장과 마주치게 됐다. 난 성경을 즉시 덮었다. 왜냐하면, 내가 읽은 한 문장에서 그것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 전체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완벽한 비전의 실현이었다. 그 문장이 무엇인지는 아마도 내 평생 말하지 않을 것이다.
50년 전에 사람들은 말했다. “모든 게 빨라지고 있어.” 20년 전에도 사람들은 말했다. “모든 게 빨라지고 있어.”
언제나 빨라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요즘은 더욱 빨라지는 것 같다. 정신을 차리기 힘들 지경이다. 텔레비전을 오랫동안 보고 갖가지 잡지를 읽고 있으면, 세상 전체가 당신 곁을 지나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이레이저 헤드>를 만들 당시 – 이 영화를 완성하는 데 5년이 걸렸다 – 난 스스로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종말이 오기 전 세상은 매우 다르리라고 생각했다.
“난 여기서 꼼짝 못하고 이 일에 묶여 있어. 끝내지도 못할 일에. 세상이 나를 버리는구나!”
더 이상 음악을 듣지 않았고 텔레비전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세상 돌아가는 얘기는 도통 듣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런 얘기를 들으면 내가 죽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었다. 한 번은 주인공 헨리를 골판지로 20센티미터 정도의 축소 모델로 만들어서 스톱 모션 방식으로 촬영을 끝내는 것이 어떨지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것이 내가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인 것처럼 보였다. 당시 난 빈털터리였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남동생과 아버지가 나를 어두침침한 거실에 불러 앉혔다. 남동생은 아버지를 닮아서 아주 책임감이 강했다. 우리는 잠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아버지와 남동생이 <이레이저 헤드>는 그만 접고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 내 심장은 찢어지는 듯 했다. 어린 딸을 책임져야하니 일자리르 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나는 일자리를 구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을 배달하는 일이었는데, 1주에 50달러를 주었다. 나는 한 장면을 찍을 만한 돈이 모이면 그 장면을 촬영했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영화 전체를 끝낼 수 있었다.
이후 나는 명상을 시작하게 됐다. 주인공 헨리를 연기한 잭 낸스는 나를 위해 3년을 기다려 주었다. 그동안 그는 영화가 죽지 않도록 헨리를 간직해 주었다. 영화에는 헨리가 현관문의 한편에 서 있는 장면이 있다. 그 다음 장면인 헨리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을 찍기까지 1년 반이 걸렸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어떻게 그토록 오랫동안 버텨낼 수 있었는지 나 자신도 여전히 궁금하다. 어쨌거나 잭은 나를 기다려 주었고 주인공 캐릭터를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도넛의 구멍이 아니라 도넛에 신경을 써라.”라는 말이 있다. 도넛에, 즉 ‘당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집중하는 일이 당신이 할 수 있는 전부다. 그 밖의 어떤 것도, 당신 외부의 어떤 것도 당신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 내부에 들어가 거기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수는 있다.
세상이 당신을 지나쳐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명상을 한다고 해서 당신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외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똑같다고 해도, 당신이 집중하고 명상의 도움을 받는다면 그 사건들을 겪는 방식이 달라지고 훨씬 나아지게 될 것이다.(p.5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