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쓴다는 것’

팟캐스트 <신형철의 문학 이야기>

by readNwritwo

“새로 시작한 글이 전혀 진척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벽난로 앞에 앉아 귤껍질을 손가락으로 눌러 짜서 그 즙을 벌건 불덩이에 떨어트리며 파닥파닥 튀는 파란 불꽃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그렇지 않으면 창가에서 파리의 지붕들을 내려다보며 마음속으로 말했다. “걱정 하지마. 너는 전에도 늘 잘 썼으니. 이번에도 잘 쓸 수 있을 거야. 네가 할 일은 진실한 문장을 딱 한 줄만 쓰는 거야. 네가 알고 있는 가장 진실한 문장, 한 줄을 써봐.” 그렇게 한 줄의 진실한 문장을 찾으면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계속 글을 써나갈 수 있었다. 그것은 어렵지 않은 이유였다. 왜냐하면 내가 알고 있거나 어디에서나 읽었거나 혹은 누군가에게서 들은 적이 있는 몇몇 진실한 문장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었으니까.”

신형철 - 오프닝에 읽어드린 문장은 헤밍웨이의 산문집이라고 해야 될까요. <파리는 날마다 축제>입니다. 헤밍웨이는 매일 거의 일정한 양의 글을 꾸준히 썼다고 합니다. 그 비결은 “하루 동안에 써야하는 글의 양을 일정하게 정해놓고 그것보다 더 많이 쓸 것이 있어도 그 이상 쓰지 않고, 내일 쓸 부분을 늘 준비해놓은 상태에서 오늘 글쓰기를 중단한다.”는 거죠. 오늘 글이 잘 써진다고 다 써버리면 내일 책상에 앉았을 때 쓸 게 없기 때문에 리듬이 흐트러지면 꾸준히 쓸 수가 없다. 그래서 내일 쓸 것을 남겨두는 방식으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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