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민음사, 2015)
‘문학’이란 항상 삶과 같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나의 문제는 결국 내가 내 과거의 삶에 접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나의 과거 삶은 안개 속에 있다는 것, 즉 강도가 약하다는 것입니다. 강도가 높은 것은 바로 현재의 삶입니다. 글쓰기 욕망과 구조적으로 혼합된 현재의 삶 말입니다. 따라서 소설의 ‘준비’는 현재의 삶과 평행인 텍스트. ‘동시대적’인 삶. 공존하는 삶에 대한 텍스트의 포착과 관련이 있습니다.
물론 현재의 삶을 제재 삼아 소설을 쓰는 것이 처음에는 어렵게 보였습니다만, 현재를 제재 삼아서는 글쓰기를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일 것입니다. 현재를 메모하면 소설을 쓸 수 있습니다. 이 현재가 당신 위에, 당신 아래에 (당신의 시선과 당신의 청각 아래에) 떨어짐에 따라서 말입니다. 이렇게 해서 마침내 이중 문제가 드러납니다. 하나는 소설 준비의 성패를 지배하는 문제입니다. 다른 하나는 금년 강의의 첫 번째 대상을 구성하는 문제입니다.(p.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