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에 대하여>(돌베개, 2013)
작가는 도덕의 화신이 아닙니다. 작가가 성인 반열에 들어서기 전 단계에라도 있습니까? 그들이 갈고닦은 도덕으로 세상을 교화시킬 수 있을까요? 작가는 법관도 아닙니다. 법관은 본래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직업입니다. 물론 이 세상엔 법관이 되고 싶어하는 이들이 차고 넘치지만요.
작가는 특권도 권력도 없는, 한낱 원죄를 안고 있는 보통 사람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작가도 어디까지나 한 개인이라는 것, 그것이야말로 작가에게 가장 합당한 신분입니다. 그런 신분으로 사람과 세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작가는 가장 진실된 관찰을 할 수 있습니다.(p.4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