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시간만큼 영화에 대해 생각한다’

<스탠리 큐브릭 : 장르의 재발명>(마음산책, 2014)

by readNwritwo

“어떤 장면의 촬영을 시작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계획을 세우나요?” 하루에 존재하는 시간만큼, 그리고 일주일에 존재하는 날수만큼 많이 합니다. 나는 영화에 대한 생각을 거의 끊임없이 해요. 영화를 시각화하려고 애쓰고, 여러 장면과 관련해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아이디어를 강구하려고 애쓰죠. 그런데 어떤 장면을 촬영하기로 한 날이 마침내 와서 배우들과 함께 촬영지에 도착했을 때, 일부 장면을 촬영한 걸 이미 본 경험이 있는데도 그 장면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은 어쩐 일인지 늘 다르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장면의 모든 면을 철저히 탐구해보지는 못했다는 걸 깨다는 거죠. 그 장면에 대한 생각을 부정확하게 했을지도 모르고, 그때까지 촬영한 다른 모든 장면의 맥락에서 볼 때 지금 떠올린 특이한 아이디어가 이전에 생각했던 그 어떤 아이디어보다 뛰어나다는 걸 알아차린 건지도 몰라요. 촬영 직전인 마지막 순간의 실제 상황은 너무도 강력해서, 이전에 했던 모든 분석은 이런 상황에서 받는 인상들 앞에 굴복해야 합니다.

이런 피드백을 긍정적인 이점으로 활용하지 못하면, 거기에 맞게 조정하고 적응하고 때로는 그 상황이 드러낼 수 있는 끔찍한 약점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우리가 찍는 영화의 거의 대부분은 절대로 실현되지 않죠.(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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