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에 대하여>(돌베개, 2013)
조설근에서 프루스트에 이르기까지, 작가 자신의 인생 체험과 작가의 상상이 어우러져 빚어낸 이야기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허구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교묘하지요. 우리가 그 속에서 포착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진실한 감정, 그것뿐입니다. 작가의 생에 근거해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허구일 것이라고 가려내는 일도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러한 문학을 통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의미는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 본성의 진면목과 삶의 진실, 바로 그것입니다.
진실은 그것에 가까이 다다를 수 있을 뿐 종착점이라 할 만한 지점은 딱히 없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문학은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삶의 곤경에 대해 써오고 있지만, 어떤 작품도 생사애욕이란 이런 것이다, 라고 단언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앞 세대의 죽음을 거듭 선언했던 문학혁명도 사람들을 그들이 처한 곤경에서 구해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을 광기에 의한 파멸로 이끌었을 뿐이지요. 파멸의 위기에 처했던 것은 사람만이 아닙니다. 삶의 진실을 추구하는 진지한 문학을 향해서도 광기는 자행되었고, 이에 대해 문학은 여전히 해야 할 증언이 많습니다.(p.5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