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민음인, 2002)
첫 번째는 문학적 재능이다. 이것은 평상적인 언어를 좀 더 높고 표현이 풍부한 형식으로 변환시켜서 좀더 선명하게 세계를 묘사하고 사람들의 육성을 포착해 내는 재능을 의미한다. 그러나 문학적인 재능이란 흔히 볼 수 있는 재능이다. 전 세계 어디에나 있는 문학계에는 각각 최소한 수백 명의 작가들이 일상적인 언어에서 시작해서 뭔가 뛰어난 한 차원 위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문학적인 면에서 볼 때 아름다운, 그중의 소수는 아주 뛰어난 작품을 쓴다.
두 번째는 이야기에 관한 재능이다. 삶 자체를 좀더 강력하고 선명하고 있는 경험의 세계로, 창조적으로 변환시키는 재능을 만한다. 이 재능은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요소들을 찾아내어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이야기로 재구성해 낸다. 순순하게 이야기에 관한 재능만을 가진 사람은 무척 드물다.
매년 오직 본능에만 의지해서, 자신이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은 채 이야기를 쏟아낼 때마다 빼어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가가 과연 있을까?
타고난 천재는 아마도 한 번쯤 뛰어난 작품을 써낼 수 있겠지만 완벽함과 다작이 병행되는 것은 절대로 훈련 없이 의욕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문학적인 재능과 이야기에 관한 재능은 서로 뚜렷이 다를 뿐만 아니라 아무런 연관도 없다. 왜냐하면 이야기란 남들에게 이야기되기 위해 반드시 글로 씌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사람들이 서로 의사 소통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표현될 수 있다.
연극, 노랫말, 영화, 오페라, 무언극, 시, 춤 등은 각자 독특한 맛이 있는 아주 뛰어난 이야기 형식들이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 이들 중 어느 하나가 뚜렷하게 앞으로 나선다. 16세기에는 그것이 연극이었고 19세기는 소설이었다면 20세기는 이 모든 형식을 포괄하는 영화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영화에서 가장 강력하고 빼어난 순간에서는 아무런 언어적 묘사나 대사에 의한 연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 순간은 순수하고 고요한 영상만으로 이루어진다. 문학적 재능의 재료는 언어지만 이야기에 대한 재능이 재로로 삼는 것은 삶 그 자체이다.
(중략)
이야기에 관한 재능을 근원적인 것이라고 했을 때 문학적인 재능은 이차적이긴 하나 필수적이다.
이 원칙은 영화나 텔레비전에서는 절대적이고, 연극이나 소설에서도 대부분의 희곡 작가나 소설가들이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진실에 가깝다.
이야기에 관한 재능이 드문 것이긴 하지만 당신도 어느 정도는 그 재능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전혀 재능이 없다면 욕망도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임무는 당신이 가진 재능으로부터 모든 가능한 창의성을 끌어내는 것이다. 이야기하기에 관해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기능을 다 발휘해야만 재능과 이야기의 결합을 이루어낼 수 있다.
기능이 없는 재능이란 엔진이 없는 연료와 같다. 타기는 신나게 잘 타지만 아무것도 이루어내지 못하는 것이다.(p.4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