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의 에티카>(문학동네, 2008)
뛰어난 시인들은 대개 그렇다. 이미지가 울리기 전에, 이야기가 설득하기 전에, 메시지가 가르치기 전에, 이미 그들의 발성 자체가 독자적인 힘을 갖게 되곤 하는 것이다. 이런 시인들은 “시를 삶에 대한 가벼운 복수로 여기는 사람들”(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에게 충고한다.
시란 복수가 아니라 창조라고, 제 안의 심연에서 솟아나오는 한 줄의 발화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기념비’(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가 시라고 말이다. 이런 난공불락의 발화도 가능하다.라고 ‘시적인 것’은 말한다.(p.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