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에 대하여>(돌베개, 2019)
다카하시 데쓰야 – 나는 앞서 이야기한 1990년 후반 보수 세력의 역사 수정주의 캠페인과 일본인 납치 사건을 둘러싼 ‘응답의 실패’가 일본의 상황을 바꾼 두 가지 큰 요인이었다고 봅니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 고이즈미 정권하에 신자유주의 정책이 추진되고 그럭저럭 포섭형이었던 일본 사회가 해체되어, ‘승자 그룹’과 ‘패자그룹’이라는 계층으로 나뉘어져 ‘격차(양극화) 사회’가 출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사회 균열의 ‘미봉책’처럼 국수주의적 언설이 미디어를 통해 일본 사회를 석권하기에 이르렀으며 지금은 완전히 정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1년에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그와 병행해서 헤노코의 새 미군 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문제가 심각한 사태로 발전했으며, 특히 민주당 정권이 차질을 빚은 후에 자민당의 아베 정권이 일본사회 전반을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으로부터 약 20여 년간 일본이 응답 책임을 지는 데 실패해 온 결과로서, 동아시아의 관계에서 보자면 최악의 보수 정권이 그것도 장기 집권으로 자리를 틀고 앉아서 자신들의 오랜 야망을 착착 실현해 가는 광경이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절망적이라고 해도 좋을 상황이지요.(p.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