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는 사람들
출 퇴근길 지하철은 지옥이다. 그 지옥속에서도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사실은 나도 그렇다. 1분도 채 되지 않아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피드를 계속해서 올려본다. 별다른 글도, 사진도 없는데 습관처럼 엄지손가락을 위로 올린다. 심지어 자기 전 침대에서도 수십번 피드를 올린다.
이유는 단 하나다. 나는 남들이 어떻게 사는 지 참 궁금하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런가보다. 그래서 우린 늘 작은 스마트 폰 속 한, 두 컷의 사진으로만 그들의 삶을 엿보고 있다.
하지만 SNS에 올라오는 단 몇 장의 사진으로는 그 사람이 어떻게 사는 지 알 수가 없다. 예쁜 커피 사진보다 까페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궁금하다. 이탈리아에서 산 명품 가방 사진 보다는 이탈리아 여행 후기가 듣고 싶다.
하지만 사진속에는 그들의 생각이 아닌 몇개의 보편적인 단어만이 나열되어 있다
의미 없는 자랑뿐이다.
우리는 글보다 이미지에 익숙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좋은 이미지가 주는 영감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영감을 주는 이미지에는 그 사람만의 가치관이나 스토리가 있다. 해시태그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
적어도, 추억 속 싸이월드에서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손발이 없어진다 할 지라도,
몇 컷의 사진만으로 그들을 부러워하지도, 나를 소외시키지도 않았으면 한다. 보면 볼수록 샘 나고 우울해지는 SNS사진 보다는 그 사람의 가치관이 묻어나는, 그 사람의 좋은 태도를 배울 수 있는 글과 사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그런 글과 사진을 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