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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짠나의일기 Jan 23. 2016

집밥

엄마손 음식


어렸을 적, 나는 밥 먹는 게 일 이였다. 그리고 식탁에 고기가 없으면, 엄마에게 줄곧 반찬투정을 했다. "먹을 게 없어" "뭐야, 맨날 된장찌개야"

그 때마다 난 물에 밥을 말아 먹거나, 밥만 억지로 먹곤 했다. 참 어렸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흘렀고 난 참 많이 변했다. 어른이 된 건지 식성도, 생각도 변했다.


지금은 고기보다 멸치조림, 고추장 마늘 장아찌, 갈치조림이 먹고 싶다. 어떤 식당에 가도 그런 밑반찬은 잘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원하지 않지만 어렸을 적 항상 원했던 고기만 덩그러니 있다.


생각해보니 엄마의 밑반찬은 돈 주고도 못 사먹는 음식 이였고 마음 이였다. 왜 그때는 몰랐을까.

지금은 고기가 먹고 싶으면 삼겹살 집에 갈 수 있고, 서양식 요리가 먹고 싶으면 레스토랑에 갈 수 있고,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으면 검색 한번에 프랑스 요리까지 먹을 수 있다.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집밥은 어디에도 없다.



집밥이 먹고 싶다. 삼겹살 시키면 나오는 밍밍한 된장국이 아니라 진하고 듬성듬성 야채가 있는 된장국이, 차갑게 식어버린 얇은 감자무침이 아닌 연기 모락모락 나는 큼직한 감자가, 엄마손으로 새콤새콤 무쳐준 계절냄새 나는 나물이....


엄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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