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내가 보이는 시간
가끔 팀 사람들과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가면, 혼자서 점심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예전에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괜히 불쌍했고, 이상했다.
"밥 먹을 친구 하나 없는 건가."
"어떻게 혼자 식당을 오지? 나 같으면 햄버거 사서 그냥 자리에서 먹겠다."
그런데 지금은
“부럽다”
아무래도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항상 누군가와 점심을 함께 해야 한다. 의무는 아니지만 주 2회 이상은 팀 사람들과 점심을 해야 하고, 친한 직장동료와는 더 자주 함께 식사를 하곤 한다. 심지어는 불편한 사람과도 함께 식사 할 일이 종종 생긴다. 그렇다고, 식당에서 혼자 밥 먹을 수는없다. 아무래도 회사 주변이라, 어딜 가도 아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이 보는 시선을 받아들일 정도로 아직 강심장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주말에 종종 식당이 아닌 까페에 혼자 간다. 요즘은 까페에 가도 혼자 있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주변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오래 있어도 눈치를 안볼 수 있으니 까페 만큼 혼자 놀기 좋은 곳은 없다. 아침 일찍 까페에 가서 음악을 듣는다. 공부를 하고 할 일을 정리한다. 부끄럽지만 이렇게 글도 쓴다.
누군가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뭐야, 청승맞게 혼자 놀아”
“집에서 혼자 시간 보내면 되지, 뭘 돈 내고 까페를 가,다 허세야! “
솔직히 허세가 없다고도 말하지 않겠다. 사실집에서 문 닫고 음악 틀고 카누 먹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를 찾지 않는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다는 건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유다.
혼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자유.
혼자 있으면 누군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불안할 것 같지만 혼자 있어본 사람 만이 안다. 그 시간의 편안함을.
비로서 혼자 있을 때 오직 “나”를 생각 할 수 있다. 일상에서는 “나”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순간, 나보다 우리가 먼저이기 때문이다. 함께 있을 때는 오히려 우리를 생각해야 한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시덥지 않은 농담도 하고, 별 생각 없지만 관심있는 척도 해야 한다.
나만 생각하는 순간 이기적인 누군가로 낙인 찍힐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혼자 이고 싶다.
혼자, 책을 읽으며 혼잣말도 한다. 아 이 구절 정말 기가 막히네, 아, 너무 좋다.
혼자, 음악을 들으며 어깨를 들썩이기도 한다. 아 행복하다
혼자, 다이어리를 쓰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한다. 반성하고, 다짐한다.이러지 말아야지.
혼자, 커피를 마시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아 여기 까페라떼 부드럽구나!
혼자일 때 비로소 느끼는 것들.
이번 주 주말에도 까페에 가야겠다.
나 혼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