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딸아
온 가족이 잠든 새벽,
잠이 오지 않은 나는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부자가 되어 한껏 여유로워진 나의 모습을 그려보니 괜스레 심장이 두근거리고 기분마저 좋아진다.
몸부림이 심한 딸아이의 다리가
내 배 위로 턱 하고 올라온다.
그 발을 만지는 순간,
눈물 한 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어제 아이에게 짜증 냈던 일이 마음에 걸려서다.
밥 먹으며 집중 안 한다고,
김밥 속 치즈 빼달라 한다고,
장난감방을 어질렀다고,
놀아달라 졸라댄다고,
온종일 아이를 혼내고 짜증만 낸 하루였다.
엄마라는 이유로
나를 무조건 신뢰하고,
엄마라는 이유로
나를 무조건 사랑해 주는 아이들.
그저 사랑만 주어도 모자랄
소중한 존재들인데
나는 왜 화를 내었을까.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나는 이 아이들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고
볼을 어루만지고, 머리를 쓰다듬고,
작은 발을 만지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