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에게 모임이 하나 생겼다.
주변에 보면 다들 하나같이 정기적인 모임들이 있던데, 나는 그런 게 없었다. 예전에 어떤 수업에서 강사님이 정기적인 모임이 없는 사람 손들어보라고 했는데, 나만 손을 들었었다. 그때 다들 나를 아주 의아하게 쳐다봤던 기억이 있다. 오히려 내 입장에서는 나 빼고 다들 정기적인 모임이 있다는 게 더 신기하게 느껴졌는데 말이다.
다들 모임이 한두 개는 기본이고, 다섯여섯 개 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정기적인 모임이 없는 내가 이상한 건가? 특이한 건가?'
생각해 보니, 난 주로 연락하는 사람들이 친언니들이고, 언니들하고만 친하다. 많지 않은 친구들과도 일 년에 한 번 정도만 만난다. 동네 엄마들하고는 그저 어쩌다 한 번씩 즉흥적으로 만나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게 전부이다. 또 딱히 활동적인 취미생활도 없어 동호회 같은 데도 참여한 적이 없다.
그런 나에게 정기적인 모임이 생겼다는 것이 나로서는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제 막 시작한 나의 정기적인 모임은 자기 이해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찾고,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모임원들은 몇 달 전 인근도서관에서 진행되었던 수업에서 알게 되었고, 그때 그 수업의 강사님이 이끌어줘서 모임이 만들어졌다.
혼자서 공부하고 준비하다가, 이끌어주는 사람도 생기고, 같이 함께 으쌰으쌰 하는 동지들이 생기니 뭔가 더 의욕이 생기고 열정이 활활 타올랐다.
모임이 만들어지고 어제 처음으로 다 같이 만났다.
도서관에서 같이 수업을 들었지만, 네 번 정도의 짧은 수업이었고, 또 수업 외 따로 만남을 가지지 않아 각자 얘기는 나눈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랬기에, 어제의 만남은 서로를 알아가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서로 잘 알지 못하는 다섯 명의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얘기를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의 얘기도 듣고, 공감해 주기도 하는데, 마치 원래 알았던 사람들처럼 어색함은 1도 없이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친한 사람들과도 어쩔 때는 어색함에 정적이 흐를 때도 있는데, 이들과는 그렇지 않았다.
시계를 따로 보지 않아 몰랐는데, 어느 한 분이 이제 아이가 하교할 시간이라고 해서 시간을 물어보니, 오후 1시 40분이라고 했다. 그 소리에 나는 깜짝 놀랐다. 잘 모르는 사람들과 오전 10시부터 만나 거의 4시간 가까이 정신없이 얘기해 보기는 처음이었다.
아마도 같은 목표를 가지고 만난 사람들이라 마음이 잘 통하고 말이 잘 통했나 보다.
그렇게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임에서 내가 했던 말들과 행동에 대해 반추해 보았다.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 나의 얘기는 잘하지 않는 편인데, 아주 자연스럽게 나의 진짜 얘기를 마구 쏟아냈던 그 상황이 떠올랐다. 그런 나 자신이 낯설게 느껴지면서 한편으로는 '왜 그렇게까지 나의 얘기를 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그 모임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낸 나의 모습도 생각났다. '나라는 사람이 원래 이런 모습이었나? 아니면 이렇게 변한 건가?' 스스로에게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마도 나의 열정이 지나쳤던 것 같다. 이 모임에 기대가 컸던 것 같다. 그렇기에 나의 얘기도 적극적으로 하게 되고, 질문 역시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던 것 같다. 혹시나 나의 그런 적극적인 모습이 타인에게 불편함을 줬으면 어쩌나 하고 마음이 살짝 불편해지기도 했다. 아직은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이이기에 스스로에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무도 나에게 뭐라 하는 사람은 없지만, 나 스스로가 느끼기에 그랬다는 것이다.
말과 행동에 항상 진심인 사람인지라, 마음이 한번 동하면 나도 모르게 적극적인 모습이 되지만, 나의 진심이 다른 이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므로 다음 모임에서는 이성의 끈 붙들어 잡고, 최대한 적게 말하고 많이 들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 모임이 만들어진 이유가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진정으로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기 위함이라, 이 모임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