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기록하는 방법 - 여행 노트
여행 중에는 항상 일기를 쓴다. 부지런히 하루를 다니고 그 하루 끝에 숙소에서 잠들기 전에 작은 노트에 여행기록을 남긴다. 숙소에서 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펜을 들고 노트를 펼칠 힘조차 남아있지 않을 때는 어쩔 수 없이 그다음 날 쓰기도 하지만, 어느 하루라도 건너뛴 적은 없다. 이동하는 기차에서 비행기에서 일기를 쓴 적도 있다. 그날의 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만 마무리한다면 전혀 문제 될 것 없이 (나 스스로 만족하기에) 깔끔하다.
여행 일기에는 그날에 무엇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순간에 그 장소에서 그 시간에 내가 느낀 것을 중점으로 기록한다. 무엇을 했었는지 하루의 일과는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감정으로 그곳에 있었는지 세세한 것까지는 사진에 담기지 않기에 여행 일기에 그것들을 남겨둔다. 그러면 나중에 여행기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할 때 이런 것들을 여행 일기에서 건져 올리면 된다. 좀 더 살아있는 생동감 있는 글을 작성하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월척이다.
손바닥만 한 자그마한 노트에는 그날의 일기와 그날 사용한 비용을 정리한 가계부를 담기도 하고, 때로는 입장티켓, 기차표 등 간직하고 싶은 것들을 붙여두기도 한다. 독특한 티켓은 두고두고 간직할 만한 보물이다. 몇 년 뒤 다시 그곳을 방문했을 때 새로 바뀐 티켓과 구티켓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여행이 떠오를 때마다 여행노트를 종종 들여다본다. 여행 일기는 여행을 기억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이다.
여행 일기를 위한 노트를 고를 때, 그에 맞는 펜을 고를 때 그 순간부터가 여행의 시작이다. 어딜 가나 소품샵, 문구샵에 가면 여행 기록을 위한 노트를 고른다. 여행일기로 가득 채울 노트가 이미 몇 개나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디자인의 여행노트가 벌써 5권을 넘었다. 냉장고 한편에 여행지에서 사 온 자석 개수가 늘어가듯 여행노트도 점점 쌓여가겠지.
여행지에서의 발견한 새로운 나. 그에 대한 기록. 소소한 이야기들은 이곳에서 계속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