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글쓰기

by 호세

1. 회사는 고를 수 있지만, 상사는 선택할 수 없다. 명언이다. 쿨럭. 그래서 회사에 다니다 보면 나이 어린 사람이 상사로 와서 직장생활이 꼬이기도 하고, 운 좋게 대학 다닐 때 절친했던 선배가 상사로 와서 회사 생활이 활짝 피기도 한다. 회사에 사이코 패스 한 명씩은 무조건 있다. 만약에 없으면 내가 사이코 패스일지도 모른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휴 다행히 우리 회사에는 누구나 인정하는 사패가 있어서 다행이다.



2. 누구나 내면 깊숙한 곳에 사이코 패스가 산다. 사냥감이 되지 않기 위해 냉혹한 사냥꾼 역할을 자임한다. 동료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상황을 반기면서 산다. 너와 내가 한편임을 확인하기 위해 멀쩡한 사람을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게 우리가 사는 모습이다. 우리는 같은 병을 앓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끼리 부동켜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게 회사생활이다.



3. “Learning by Doing” 내가 좋아하는 말기도 한데, 일류 아이디어에 삼류 실행력 보다, 삼류 아이디어에 일류 실행력이 낫다고 했다.



4. 같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평소 존경심이라고는 털끝만큼도 들지 않는 상사가 아무리 ‘지당하신 말씀’으로 설득한들 그것이 귀에 들어오던가.


속만 부글부글 끓지 않던가. 아리스토텔레스도 “설득을 위해서는 에토스(인간적 신뢰), 파토스(정서적 호소), 로고스(논리적 설명)가 필요한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토스다. “라고 했다.


모든 사람이 내 맘 같지 않다. 상사이기 때문에 이해하는 척할 뿐이다. 평소에 언행일치하고,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설득의 기술이란 따로 없다.



5. 모름지기 보고란? 요점은 두 가지다. 첫 번째, 좋은 보고는 상사가 찾기 전에 하는 것이다. 선수를 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일하는 것은 똑같지만 누가 즐겁게 일하겠는가? 끌려가는 것과 끌고 가는 것의 차이다.


두 번째, 좋은 보고는 상사의 관점에서 보고 말하는 것이다. 상사의 눈에 들고 싶으면 상사의 눈으로 봐야 한다. “내가 보고를 받는다면 무슨 내용이 들어가기를 바라겠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6. 회장은 인재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세 가지를 든다. 호기심, 관찰력, 상상력이다.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이 매사에 관심이 많다. 이것저것 관심이 많아도 유심히 보지 않으면 안 보인다. 관찰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보기만 해선 소용없다. 상상해야 한다. 그래야 확장한다. 확장하는 데서 새로운 가치가 생긴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 인재가 아니듯이, 많이 아는 사람이 글을 잘 쓰는 건 아니다. 멍청하게 상상하는 사람이 글을 잘 쓴다. 글 잘 쓰는 사람이 인재다.



7. 글쓰기의 다섯 가지 오해



첫째, 글은 재능이 아니라 훈련으로 잘 쓸 수 있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200번 이상 다시 썼고, 톨스토이도 <전쟁과 평화>를 35년간 고쳐 썼다.



둘째, 글쓰기는 예술이 아니라 기술이다.



셋째, 글쓰기는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



넷째, 글쓰기는 창조가 아니라 모방이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있는 것을 새롭게 조합하면 된다. 언젠가 보거나 듣고 느끼고 생각했던 것을 쓰면 된다.



다섯째, 글쓰기는 정신노동이 아니라 육체노동이다. 글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쓰는 것이다. 손으로 사유하는 행위다. 양이 채워져야 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대표적인 일이 글쓰기다.



8. 글을 잘 쓸 수 있는 팁! 무엇보다 잘 살아야 한다. 글은 그 사람의 삶이기 때문이다. 정의롭고 도덕적인 삶이 아니어도 된다. 열심히 살면 된다. 그러면 좋은 생각이 쌓이고 쓸거리도 많아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