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인간심리

by 호세

1. 우리의 생활 가운데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사소하게 여기기도 하고 또는 이미 둔감해졌거나 체념하고 있다. 그렇지만 바로 그 탓으로 큰 재난이 닥칠 수 있음을 생각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2. 거리의 표지판대로 잘 따라가다 보니 엉뚱한 곳이 나온 경험이 있는가? 힘껏 밀어도 열리지 않던(급할 때의 화장실) 문이 알고 보니 당기는 것이었던 경우는 없는가? 처음 지하철을 이용할 때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어리둥절함, 요즘 같은 경우에는 키오스크 사용이 불편한 적이 있지 않은가?



3. 주변에서 겪게 되는 사건들은 사소하고 설령 참고 지낼 수 있을지라도, 같은 문제점이 전산망, 발전소, 비행기나 공항, 그 밖의 복합적이고 대규모인 시스템에도 발견된다면, 그것을 생활 속의 사소한 문제들로 도외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엄청난 재해란 알고 보면 작은 문제점들이 쌓여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흔히 ‘인재’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인재가 빚어지게끔 만드는 조건들을 따져보는 일은 잘하지 않는다.



4. 그중 한 가지는 바로 우리 주변의 환경, 장치, 도구등의 디자인이다. 성능이 좋고 멋있게 보일지라도 그 디자인이 금방 이해되지 않고 조작하기 불편하고 실수를 방조하게 되어 있다면, 인간은(마치 함정처럼) 잘못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그래서 가전제품이나 생활용품의 디자이너들이 제품의 외관과 더불어 사용 중 불편함과 혹시 모를 안전사고까지 고려하여 디자인을 하고 있다. 최고의 디자인은 사용자가 알지 못하게 모든 요소들이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5. 인간이 항상 서투르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며 항상 오류(Error)를 범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잘못 고안되거나 디자인된 물건을 사용할 때 사람은 오류나 사고를 범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이나 사고의 책임을 인간에게 돌리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6. 물론 사람은 잘못(Error)을 저지른다. 복잡한 장치는 항상 설명서가 있어야 하고, 설명서를 읽지 않고 사용하면 오류(Error)를 범하고 헷갈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디자이너는 사람들이 범할 수 있는 오류를 예상하고 오류가 일어나도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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