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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말들

by 호세

1.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



2. 골디락스는 영국의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로버트 사우스가 쓴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등장하는 금발 소녀의 이름이다.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골디락스는 아무도 없는 오두막에 들어가 식탁에 차려 놓은 세 그릇의 수프를 발견한다. 막 끊인 듯 뜨거운 수프, 식어서 차가운 수프,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히 따뜻한 수프 중에서 먹기에 적당한 따뜻한 수프를 주인의 허락 없이 먹어버린다. 수프를 먹은 뒤 딱 적당한 의자를 골라 앉고 피곤에 지쳐 딱 적당한 탄력이 있는 침대를 골라 낮잠에 빠진다. 이 동화에서 유래해 완벽하게 딱 적당한 이상적인 상태를 말하는 용어인 ‘골디락스’는 경제, 마케팅, 의학, 천문학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 말이다.



3. 업무가 지시된 다음에 일을 질질 끌어야 창의 력으로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한구석에선 아이디어를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조직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TED강연을 통해 “일을 빨리 시작하되 천천히 끝내는 것이 창의 력으로 높인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일단 일을 얼른’ 시작’ 해야 하고, 겉으로는 빈둥빈둥해도 머릿속으로 계속 되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데드라인이라는 최강의 고무 장치가 더해질 때 비로소 ‘마법’이 실현된다.



4. 아침에 일어나 침대 정리하기, 하루에 영어 단어 하나 외우기, 하루 5분 운동하기 같은 아무것도 아닌 듯 보이는 작은 습관은 당장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꾸준히 실행해 기간을 채우면 복리의 효과로 큰 성과가 되어 돌아온다.

“습관은 복리이다” 매일 1퍼센트의 습관을 행하면 복리의 효과로 일 년이면 37배 성장한다는 것이다. 습관은 먹이를 주면 용처럼 자란다.



5. 고슴도치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서로 모여들어 체온을 나누는 습성이 있다는데, 같이 붙어 있게 되면 가시에 찔리고 떨어져 있자니 추운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결국 답은 가시에 찔리지 않을 정도의 적정거리를 유지하면서 모이는 가까움과 멂의 균형이다.



6. 작가 제니퍼 루덴은”쾌락을 주면서도 실제로는 에너지를 소비하고 감각을 마비시키는 행동”을 ‘그림자 위한’이라는 용어로 정의했다. 불안하거나 무기력하거나 우울하다고 느낄 때 도피를 위해 습관적으로 찾는 술, 단 음식, 줄담배, 게임, 스마트폰 같은 것들이 주는 가짜 위안을 말한다. 이런 것들은 순간의 쾌락이나 위안은 되어도 문제의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그림자 위안이라는 허상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위안을 찾아야 한다. 늘’ 참된’것을 분간해 길 잃지 마시길.



7. “생존 밖으로 넘치는 것이 하나라도 있어야 삶이 삶”이라고 하신 황현산 선생님의 말씀처럼 내 마음에 윤기를 흐르게 하는 것이 먹고사는 분수에 좀 넘치는 것이어도 그런 것 하나쯤 있어야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 않을까. 팍팍한 시간에도 꽃 한 송이를 떠올리고 “하다못해 연필이라도 좋은 것을 사서”쓰는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으려는 사람이 좋다.

그렇게 반들반들 마음에 윤기를 내는 습성은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싶다. 나이를 먹으며 손바닥만 한 여유를 지키지 못해 마음 사나워지는 일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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