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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세 Mar 28. 2021

안전환경 직무를 원하는 취준생에게 전하는 메시지

값싼 안전은 없습니다. 안전하려면 먼저 불편해야 합니다. 
편안하다는 의미는 불안전하다는 의미입니다. 
행동의 불편함이 안전의 첫걸음입니다. 


 올해 1월~2월 발생한 중대재해로 인해 89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이는 이틀에 한 번은 중대재해로 인해 사망하거나 다친다는 분석이다. 오늘 이 시간에도 분명 불안전한 행동이나 상태로 인해 다치는 작업자가 있을 것이다. 이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람으로서 나는 24시간 항상 불안함을 느낀다. 공부도 많이 해본 사람이 본인이 부족한 걸 알듯이 지금의 나도 회사의 사고예방을 위해 무언가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또 부족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가끔 사이코패스 같지만 이런 긴장감을 즐길 때도 있다.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안전관리자로 10년, 20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할 때까지 버틸 수 없다. 


오랜만에 E 공장에 출장을 가서 업무를 보았다. 그동안 못 가서 책상 한편에 쌓여있던 노동부, 환경공단 공문을 확인하고 빨리 처리해야 될 일을 분리했다. 

눈에 띄는 공문은 사망사고예방 불시점검 안내에 대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서 온 공문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능성이 희박할 거라 생각이 들지만 정부에서는 사고 사망재해 절반 감축을 목표로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50인 이하의 사업장을 사업장을 불시 방문하는 특별점검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사망사고 핵심 요인에 대한 특별기획점검을 연중에 한다고 하는데 제조업에서 해당되는 점검항목은 끼임 사고 사망 위험기계, 설비가 있는 경우로 정상 작업, 비정상 작업 중 안전조치 사항을 점검을 한다. 

정상 작업 시에는 끼임 위험이 있는 기계 및 설비가 가동 중에 작업자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안전커버가 설치가 되어 있는지, 안전표지가 부착이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비상상황 시에 기계 가동을 즉시 멈출 수 있는 비상정지 스위치가 끼임 위험이 있는 부위 근처에 설치가 되어있는지 확인한다. 

기계 및 설비의 유지보수를 위한 비정상 작업 시는 끼임 위험기계의 가동을 중지시켰는지, 다른 사람이 전원을 만지지 못하도록 전원을 차단하고 자물쇠로 잠그고 유지보수 중 안전표지를 임시로 부착하고 작업하는 절차(LOTO;Lock Out Tag Out)를 적절하게 이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런 노동부의 공문은 좋은 말로는 설레고 나쁜 말로는 졸이게 만든다. 

설렌다는 의미는 이 공문 하나로 모든 부서가 안전에 경각심을 가지고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물론 안전환경팀에서 스토리텔링을 잘 써서 부서에 이 내용을 강조하여 전달을 해야 된다. 

 

Dear All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서 관내 50인 미만 전체 제조업 사업장을 대상으로 불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E 공장이 해당되고, 점검은 끼임 사고 사망 위험기계설비가 있는 경우로   
1) 끼임 위험기계의 방호장치, 비상정지 장치 확인
2) 유지, 보수와 같이 비정상 작업 시 안전관리
 -> LOTO 설치 및 관리, 작업지휘자(감시자) 배치, 설비 가동중지 그리고 제조업 3대 악성 사망사고예방을 위해 아래의 내용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끼임> 정비작업 중 전원을 차단하지 않고 작업을 하는 행위
<추락> 고소작업 중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거나 혼자 사다리 위에서 작업하는 행위
<충돌> 시야를 가린 채 지게차를 운전하는 행위

아울러 점검반의 점검을 거부, 방해 또는 점검 시 결과에 따른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계법령에 따라 행정, 사법조치가 요구될 수 있으니 모든 부서에서는 인지하여 주시고 음성공장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안전환경팀장 호세 드림 


실제로 내가 관련 부서에 보낸 메일이다. 어차피 내가 주도적으로 해야 될 일이라면 뻥(?)이 아닌 좋게 순화하여 스토리텔링을 잘 짜서 관련부서에 협조를 구하면 좀 더 쉽게 일을 풀어갈 수 있다. 


한 달 전에 브런치를 통해 OZIC이라는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에서 취업 멘토 제안을 받아 나에게 그리고 안전환경직무를 원하는 취준생에게도 좋은 기회일 거라 생각하고 승낙하고 OZIC 담당 에디터와 안전환경 직무에 관한 질문지에 답변하는 식의 절차를  몇 번의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완료하였고 내 의지로는 마지막 절차로 볼 수 있는 녹음을 하러 OZIC 사무실이 있는 역삼동에 가서 녹음을 하였다. 

녹음이라고 표현하는 게 어색하지만 많은 직무의 멘토들이 그들의 직무에 대하여 작성한 질문지를 직접 읽고 그 목소리를 녹음을 하여 들려주는 오디오형 콘텐츠 플랫폼이 OZIC이다. 

1평 남짓한 부스에 들어가 거의 3시간 반을 줄곧 녹음만 하다가 왔다. 처음에는 목소리도 까랑까랑 적당한 속도로 신경 써서 읽었는데 끝날 때 쯤되니 목소리는 이미 가라앉아 허스키해지고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식도 안될 만큼 빨리빨리 하고 왔다. 전문가 편집의 힘을 믿는 수밖에 없을 거 같다. 


안전환경 직무를 원하는 취준생 및 일반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준비 중인 취업준비생들이 많습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좋은 대학을 졸업한 친구가 불합격하고, 반대로 그렇지 않은 친구가 합격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의 운이 작용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살다 보면 “어떤 결과를 100% 실력이다”라고 말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직장” 자체, 즉 회사 이름을 보지 말고, 그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떤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지 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특히 안전환경 직무라고 하면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장인'이 되지 말고 '직업인'이 되어야 합니다.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책에서 작가는 직장인과 직업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직장인(職場人)은  규칙적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급료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이며, 

직업인(職業人)은  어떠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다.

 직장인은 일하는 공간이자 장인 workplace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고, 직업인은 업인 job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다시 말해 직업인으로 성장하지 못한 직장인의 삶은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를 좋지 않은 상황으로 내몰게 되지만, 직업인은 소명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합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 직업인은 직장에서 자율성을 획득하는 반면, 직장인은 직장이 내 삶과 자유를 지배하는 삶을 살게 되기도 합니다. 

안전환경 직무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직업인이 된다면 산업군, 회사, 나이에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저도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입장에서 직장인보다는 직업인이 되기 위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직업을 찾는다면 직장은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직장인이 직장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직업인이 직업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경우를 본 적은 없습니다. 

직장은 누군가에게 의해 빼앗길 수 있지만, 직업은 내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 인위적으로 잃게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 이름만 대면 모든 사람들이 알아주는 회사에 다니다가 갑자기 정리해고를 당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가족 전체가 생계의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또는 나이가 들면서 직장을 잃게 될까 봐 노심초사하며, 스트레스를 받으며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을 본 적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기술, 즉 전문성을 가진 직업인은 한 직장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직장이 아니라도 갈 수 있는 직장이 있거나 자신을 찾아주는 직장이 있고, 그것도 아니면 창업을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좋은 직장, 즉 남들이 알아주는 직장, 연봉이 많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전문성을 가진 직업인이 되기 위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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