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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세 Apr 18. 2021

멀티태스킹의 위험

죽어라 하고 일하는 사람은 없다. 죽어라 하고
일할 수밖에 없는 조직문화가 있을 뿐이다. 
생명과 건강을 보호받지 못하는 근로는 의무를 강요하기 어렵다.


시간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고 똑똑하기도 엉뚱하기도 한 사람들 간의 건설적인 경쟁으로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기술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발전하고 있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고 그 속도가 코로나 이후 더 빨라졌다. 안전의 시선으로 접근해 보면, 기계기구의 위험성 예로 들면 회전체, 폭발, 감전 등의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위험요소들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전에 많이 개선되고 있다. 그에 반해 예상치 못한 새로운 위험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회사에서 직원들이 보고하는 잠재위험요인을 살펴보면 업무 중 무선 이어폰 사용에 대한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업무 중에는 업무 외의 목적으로 이어폰을 끼는 행위는 말하지 않아도 당연히 삼가야 하지만 그 당연한 걸 규정화하지 않으면 작업자들은 본인 생각대로 하기 마련이다.  

정해진 휴식시간(중식, 석식)에는 사용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업무 중에 업무와 관련이 없는 이어폰의 착용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어떤 작업자는 무선 이어폰을 끼면 노이즈 캔슬링이 돼서 소음성 난청 방지도 된다고 하는데 그럴 거면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지급하는 귀마개를 착용하라고 하였다. 

사실 이어폰을 끼고 일을 하는 행위 자체가 업무 외에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보려 하는 등의 다른 목적이 있다고 판단된다. 

현장의 상황에 따라 지게차 및 화물차의 통행이 잦고, 위험 설비들이 많아 이어폰을 끼고 작업을 하다 보면 이어폰을 끼지 않은 정상상태에서보다 사고 발생의 위험이 더 크다. 

작업을 하면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행위 자체가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멀티태스킹이라 봐도 무방하다. 


많은 사람들이 멀티태스킹을 하는 자체가 일을 효율적으로 빠르게 하는 방법이라고 오해를 하는데, 업무 중 멀티태스킹의 안 좋은 점을 딱 10가지만 말해보겠다. 


첫째, 일하는 속도가 느려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반대로 멀티태스킹을 하면 오히려 일하는 속도가 늦춰진다. 


둘째, 실수가 잦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번갈아가면서 하는 것은 생산성에서 40%가량 손실을 입힌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또 실수를 하기 쉬운데 특히 진지하게 몰입해야 하는 일일 때는 더욱 그렇다. 실수는 안전으로 보면 휴먼에러로 볼 수 있고 대부분의 사고가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 이 휴먼에러로 인해 발생한다. 


셋째, 스트레스를 높인다. 일을 하면서 이메일을 체크하는 경우 심장박동 수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듯이 멀티태스킹은 스트레스를 높인다. 


넷째, 일상의 현재에서 멀어진다. 핸드폰 통화를 하면서 걸으면 주변의 사물에 대해 거의 기억을 못 하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을'의도하지 않은 부주의'라고 한다.


다섯째, 기억력이 손상된다.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면 그중 하나 혹은 둘 다 그 상세한 내용을 놓치게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멀티태스킹 중 뒤늦게 어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더라도 이미 단기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섯째, 사람들 간의 관계를 망친다. 영국 에섹스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대화 중에 핸드폰 통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둘 간의 관계에 균열이나 신뢰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일곱 번째, 과식하게 한다. 식사를 하면서 다른 데 신경을 쏟으면 두뇌는 포만감을 느끼는 것을 방해하고 계속 먹게 만든다. 혼자서 식사를 하더라도 책이나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여덟 번째, 창의력을 꺾는다. 멀티태스킹은 많은 '작업 기억'을 필요로 하는데 작업 기억을 많이 쓰게 되면 우리의 두뇌는 그만큼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용량이 줄어든다.


아홉 번째, 한 가지 일에 집중을 못하게 한다. '일단 손에 들어온 일은 즉시 처리하라'라는 말이 있는데 어떤 일이든 더 집중적으로 하는 데 필요한 원칙이다. 멀티태스킹은 이런 원칙을 막는다. 


열 번째, 위험할 수 있다. 운전 중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통화하기는 위험하다. 심지어 운전 중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것도 음주 운전과 같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단지 운전 때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고등학교 때 일본 음악에 심취해 있을 때가 있었다. 특히 고3 때였는데 공부할 때마다 이어폰도 내 몸의 일부인 거 마냥 항상 귀에 꽂고 일본 음악을 들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공부에만 집중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No'라는 말 한마디로 세계의 역사를 바꿔놓은 사나이가 있다. 

'라코스트'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나폴레옹과 웰링턴의 대결전 장인 워털루 인근에 사는 마을의 한 농부였다. 그는 결전장인 몽상장 고지의 지형을 훤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폴레옹 부대의 길 안내인으로 징발되었다. 

쌍안경으로 고지의 능선을 훑어보던 나폴레옹이 곁에 있던 라코스트에게 작은 소리로 무엇인가를 물었다. 

이에 라코스트는 양옆으로 고개를 흔들며 'No'라고 답하였다. 

몇 분 후에 나폴레옹은 흉갑 기병 사단에 돌격명령을 내렸다. 정상에 쇄도한 부대는 그 반대편 수십 미터나 되는 벼랑에서 추락, 몰살해 버렸다. 

이것이 실마리가 되어 나폴레옹은 영국의 웰링턴에게 패배하고 만다. 만약 이 작전이 성공했다면 영국, 독일 연합군의 중앙 돌파로 나폴레옹은 유럽의 황제로 군림했을 것이다. 

라코스트의 'No'라는 말 한마디가 세계사를 뒤바꿔 놓았다. 

나폴레옹이 물었던 것은 지형의 고저, 경사, 골짜기, 강, 호수 등의 자연의 상태였을 것이다. 라코스트는 No 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돌격해서는 안 된다는 'No' 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장애가 없다는 'No'로 받아들이고 총공격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이 어이없는 실수가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은 것이다. 이 사건 이후 하찮은 실수가 가공할 결과를 몰아오는 것을 '라코스티즘'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작업자의 사소한 실수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예로 들면 설비가 가동되고 있는 중에 제품의 상태를 잠깐 확인하겠다고 손으로 만지다가 기계에 끼이는 사고, 지게차 운행 중 정해진 차량 통행로가 아닌 보행자가 다니는 통로로 지게차를 운행하다 생기는 충돌 사고 등 사람은 실수를 한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작업 상황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옳은지 그른지를 생각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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