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양형 이유

by 호세

1. 나는 가끔 유튜브로 ‘사이다 영상’이라고 검색하고 나오는 동영상을 본다. 죽은 줄만 알았던 사람이 다시 나타나서 쾌감 쩌는 복수를 하는 장면,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를 찾아다니면서 본인이 당했던 걸 되갚아주는 장면 등을 보면 뭔가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기도 하다. 이런 사이다 영상들이 인기가 많은 이유도 아마 각자들 가슴속에 응어리지거나 풀지 못하는 기분들이 분명 있기 때문일 거다. 그걸 대신해 주니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할 테고. 그래서 모범택시나 더글로리와 같은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게 한 몫하지 않을까.


2. 현실에서는 어떨까? 이런 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까? 얼마 전 피드에 올렸던 ‘법정의 얼굴들’이란 책을 읽고 작가님의 다른 책을 읽고 싶어서 고른 책이다.

판사로서의 작가님이 맡았던 사건들의 모습들과 판결의 순간들을 더 알고 싶었다.


3. ‘실제 형사법정에 있다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용서와 합의를 무수히 목격한다. 수년간 며느리를 강간한 시아버지를 며느리와 아들이 용서하고, 자신의 어린 딸을 강간한 친구와 합의하고, 친딸을 강간해 임신까지 시킨 계부의 선처를 구하는 어머니조자 그리 드물지 않다.

잔인한 진실외면한 거짓용서와 일방적 희생은 폭력을 증폭시키는 고출력 앰프다. ‘ 용서한 자는, 결국 용서받은 자에게 살해되고,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다시 법원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누군가 좀 더 일찍 개입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을 지을 수 없다.


4. 불법 고래 포획업자로 부터 고래를 사서 판매한 A, 예전 하숙집 주인을 찾아가 돈을 갈취하고 사망시킨 B, 납품업체로부터 계약 체결에 대한 사례의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은 C. 이 세 명의 공통점은 인간의 탐욕으로 발생된 사건이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파국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면 법정으로 가면 된다. 이런 사건들을 매일매일 보면 정신병 걸릴 거 같다.

부정적인 기운을 일 하면서 매일매일 받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5. 소년재판 사건들을 읽어보면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 선하게 사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임을 알게 된다. 일관되게 악하기는 정말 힘들다. 법정에 서고 구금되는 것을 원하는 이들은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비행이 반복되는 것은 자신들의 힘든 처지를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장화 신은 고양이를 위해 변명하자면, 한때 사악한 고양이가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크고 검은 눈망울을 깜빡거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원래부터 순진무구한 새끼고양이는 늘 적대적이고 거칠기만 한 이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강한 척, 사악한 척 위악을 떤 것일 뿐임을 비행과 해악질은 자신을 구해달라는 아이들과 새끼고양이의 간절한 절규였음을, 이제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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