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 토론, 한동훈 홍준표 봄 ㅋㅋ

보수의 세대교체 이루어지나?

by 찡따맨


국민의힘 대선 경선, 맞수 토론에서 한동훈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처음부터 팽팽한 긴장을 이어갔다. 사회자가 "웃으면서 악수 한 번 하실까요."라고 분위기를 풀어 보려 했지만 인사 직후 두 사람은 곧장 상대의 약점을 겨누는 설전에 돌입했다.


홍준표는 수십 년 정치 경험을 무기로 삼았다. 거침없고 직설적이며, 때로는 조롱조로 흐르는 발언을 유지했다. 반면에 한동훈은 정책에 대한 디테일, 발언에 대한 책임, 정보의 정제된 운용을 바탕으로 홍준표의 빈틈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한동훈은 구체적이고 냉철했으며, 무엇보다 말의 무게를 의식했다.



공부하지 않는 기성 정치인의 민낯


토론 초반부터 서로의 발언과 과거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지만,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홍준표의 디지털 화폐 공약에 대한 답변이었다. 홍준표 후보는 과거 본인의 저서와 대선 공약에서 디지털 화폐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한동훈이 이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자, "그건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쓴 것이며, 내가 직접 작성한 건 아니다.", "자세히 몰랐고, 그냥 좋아 보여서 쓴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에 한동훈 후보는 "정책을 책임지지 않는 태도"라고 비판하며, 디지털 경제와 금융 혁신에 대한 준비가 없음을 꼬집었다. 여기서 토론의 승부처가 이미 갈린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이가 스스로 공약한 핵심 정책의 기본 개념조차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 리더십은 설득력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세상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던 게으른 기성 정치인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핵무장과 개헌, 사형제 집행 같은 주요 정책 의제에서도 홍준표는 기를 펴지 못했다. 홍준표 후보는 '전술핵 재배치', '핵균형' 등을 주장하면서 "M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에 한동훈 후보는 반박에 나섰다. 그는 “핵무기를 직접 갖겠다고 MPT를 탈퇴한 나라는 북한 하나밖에 없다”며 국제사회에서의 고립 가능성을 짚었고, MPT 탈퇴 이후 가해질 경제 제재의 강도를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단순 반대를 넘어서 대안을 제시했다. 핵무장 대신 그는 ‘농축, 재처리 기술 확보’를 통한 잠재적 핵 능력 보유, 그리고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라는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며, 미국과의 협력 속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안보 강화 전략을 제시했다. 즉, 직설적인 홍준표의 안보론을 세련된 기술적 억제 전략으로 눌러버린 셈이다.


개헌 문제에 있어서도 홍준표는 7 공화국을 제안하며 양원제 도입, 4년 중임제, 심지어는 헌법재판소 폐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개헌 방향은 한국 민주주의 제도의 안정성과 법적 균형에 대한 고려 없이 너무 급진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특히 헌법재판소 폐지 주장은, 삼권분립을 약화시키고 대법원에 과도한 권한을 몰아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 지점에서도 한동훈은 유연하면서도 명확한 선을 그었다. 그는 "헌재는 헌정 질서의 일관성을 위해 필요하다"며 폐지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그는 홍준표의 개헌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 상, 하원 구분과 중대선거구제 도입 같은 현실 가능한 개헌 방향에 집중해 대안 중심의 토론을 유도했다. 한마디로 홍준표가 거대한 구조를 뒤엎겠다는 식의 접근이라면, 한동훈은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개혁을 택한 셈이다.


사형제 집행과 관련해서도 홍준표는 “법이 정한 대로 6개월 이내에 집행해야 한다”며 사형제의 엄정한 집행을 공언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사형집행을 미뤘던 이들에 대해 ‘직무유기’라고까지 표현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 역시 ‘실행 방식’에 대한 준비가 다소 부족한 인상을 주었다. 실제로 그는 “사형집행은 법대로 하는 것”이라며, 제도적 기반보다는 도덕적 당위에 호소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이에 반해 한동훈은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정책적인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그는 법무부 장관 시절 사형집행을 실제 고려했으며, 노후된 집행 시설의 개, 보수를 직접 지시했음을 밝혀 “준비는 했다”는 태도를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사형제에 대한 국내외 여론, 특히 유럽 국가들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 문제 등 외교적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하며 균형감 있는 입장을 유지했다. 즉, 홍준표가 “하겠다”는 선언형이었다면, 한동훈은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었다”는 근거 중심형의 태도였다.


물론 홍준표 후보에게도 한동훈 후보를 공격할 만한 카드가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다. 홍준표 후보는 한동훈 후보가 적폐청산 수사 당시 "한국 보수 괴멸의 주역"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무죄 판결을 거론하며 "19개 혐의 다 무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뭐였느냐"고 물으며, 그 수사의 부실함 또는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 지적했다. 하지만 한동훈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을 피했고, 전반적인 입장은 "좌천도 당하고 압수수색도 당하면서 정권에 맞서 싸웠고, 수사 자체는 정당했다."라는 틀 안에서 일관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은 단지 기업의 회계 이슈가 아닌, 한동훈이 어떤 방식으로 권력을 사용했는지 그리고 법치의 상징이었는지를 판가름하는 바로미터였다. 홍준표는 이 부분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 그렇게 홍준표는 스스로도 피로감을 느꼈는지 아니면 패배를 의식했는지, 토론 말미에는 상대적으로 훈훈해졌다. 양측은 청와대 복귀, 미래 전략부 신설, 양원제 개헌 등 공통된 정책 지향점을 확인하며 웃으며 마무리했다.


이번 토론은 단순한 설전이 아니었다. 보수의 지형이 바뀌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동훈이라는 보수의 대권주자 그리고 한덕수 단일화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기존의 보수가 저물고 세대교체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정치는 결국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다. 이번 토론은 보수가 어떤 미래를 상상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다.


마치며.


한동훈은 이미지를 새롭게 탈바꿈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보통의 하루'를 캐치프레이즈처럼 내세우고 있다. 과거 '기업의 저승사자', '조선제일검'처럼 강하고 날카로운 이미지를 지우고 정치 무대에선 부드러운 리더로 탈바꿈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런데 국민들이 원하는 건 단순히 공감을 잘하는 따뜻한 정치인이 아니다.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시대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결단력을 갖춘 리더를 원한다.


한동훈 후보는 진보, 중도 진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할 정도로 권위주의에 맞선 인물이다. 그의 캐치프레이즈는 정치 초입 부분에서 대중들에게 경계심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는 유효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리더로서의 강력함은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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