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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픈옹달 Jun 29. 2019

가난한 유비가 주인공인 이유

청소년글쓰기교실 '연하'의 글쓰기


· 이름 : 유비

· 나이 : 23세

· 직업 : 무직

· 외모 : 귓불이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 금발이다. 잘생겨서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표정은 조금 귀엽다.

· 성격 : 엄마 등골 브레이커. 남을 쉽게 믿으며 항상 해맑다.

· 특이점 : 한나라 황손

· 경력 : 짚신 알바



웹툰 <삼국지톡>을 비롯해 대부분의 삼국지 콘텐츠는 유비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유비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범한 삶을 살았다. 아니, 오히려 평범에 조금 못 미칠지도 모르겠다. 프로필을 봐도 특별한 부분을 찾기 힘들다. 외모도, 성격도 다른 캐릭터에 비해 평범하다. 이에 반해 관우, 장비는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외모도 성격도 독특하다. 근육질 급식러에 돈 많은 장비, 잘생기고 싸움 잘하고 말 없는 관우. 딱 봐도 유비보다 훨씬 관심을 끄는 캐릭터이다. 그럼에도 유비가 주인공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삼국지연의>라는 원나라 말기에 나관중이 쓴 소설이 시초가 되어 지금의 삼국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원나라는 몽골족이 한족을 다스리던 시대였다. 때문에 나관중은 한족을 상징하는 한나라의 후손 유비를 주인공으로 소설을 썼다.



이렇게 된 이상, 유비는 사람들의 기대에 걸맞은 존재이어야 했다. 가난하고 순진무구한 유비가 아니라 총명하고 인덕이 많은 유비 말이다. 하지만 보다시피 <삼국지톡>은 유비의 가난을 더 부각해 초라한 존재로 등장시킨다. 분명히 <삼국지톡>의 유비는 관우, 장비보다 훨씬 무난한 캐릭터인데, 관우와 장비 못지않은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삼국지톡>은 현재 네이버 웹툰에서 많은 호응을 얻으며 연재 중이다.



사람들은 극적인 이야기, 반전 스토리에 열광한다. 스토리가 조금만 지루해도 고구마를 먹은듯한 답답함을 느끼고 사이다를 찾는다. 또한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는 이야기에 대리만족을 느낀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지루한 인생을 살아온 유비가, 한순간에 영웅으로 떡상하고 나라를 세우는 것이야말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아주 좋은 소재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삼국지톡>에 묘사된 유비의 모습은 현대인과 가장 닮아있다. 오늘날에는 흙수저, 금수저와 같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집안의 경제력에 민감하다. 취업을 하지 못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전형적인 흙수저 유비는 현대사회와 가장 밀접해 있는 캐릭터이며, 이런 까닭에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현명한 유비가 아닌 가난하고 순진한 유비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 <삼국지톡>은 유비라는 캐릭터를 초라한 존재로 등장시킴으로써 스토리의 반전, 사람들의 공감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쓰촨성 청두 유비무덤 근처의 유비상


청소년글쓰기교실 '연하'의 글쓰기




* 청소년글쓰기교실(https://cafe.naver.com/ozgz/1721)에서 쓴 글을 나눕니다.

* 청소년글쓰기교실 1기에서는 '각약각색 삼국지'라는 이름으로 삼국지에 대해 알아보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 <삼국지톡>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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