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공무원수험생으로 지낸 7년 장수생의 이야기.
4월 4일 토요일, 국가직입니다.
전 매년 국가직, 지방직 공무원 시험에는 인스타그램에 글을 쓰곤 합니다.
대학교 졸업 후 2016년부터 준비했던 공무원시험은 2023년 1월에 그만두었습니다.
졸업하고, 일을 병행하며 시험준비를 했던 저의 이야기를 짧게 들려드릴게요.
과거의 나는 어땠나요?
2016년 allaboutjin으로 인스타그램에서 공시생으로 지금까지 알아왔던 분들
2023년부터 좋아하는 일중 하나인 독서를 통해 북튜버로 알아왔던 분들
2024년부터 다시 시작한 아날로그 기록으로 기록쟁이로 알아왔던 분들.
과거에 저는 일병행 공시생이었어요.
졸업을 하고, 넉넉지 못한 형편으로 일과 병행하며 수험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모님 경제적인 부분도 책임을 지며 생활을 했어요.
왜 나는 돈 없을까 이런 원망할 시간조차 없었고
무작정 닥치는 대로 퇴근하고 공부를 했고
다른 분들 인스타그램 인증으로(그 당시 공스타그램이 유행이었습니다) 순공시간 10시간, 11시간 찍히는 걸 보고
순공부를 어떻게든 만들어내려고 자투리시간 안감힘을 쓰며 공부를 했습니다.
그 덕에 안 그래도 약한 몸(근육량 이런 거 말고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나서 기능적인 부분)인 저는
대상포진을 걸리며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도 노력한 덕일까요?
점수는 영어를 제외하곤 잘 나와서
영어만 좀 하면 되겠는걸.. 이 7년이 되었네요.
주변 사람들도 조금만 더 하면 합격하겠다 말을 꺼내줬어요.
안 그래도 영어를 못해, 문과이지만 수리로 대학교 등급을 맞춰갔는데
공무원 영어는 더더욱 저에게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과목으로 커버를 하면 영어 60~70점으로 붙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p.s 토익 만점에 가까운 + 외국인과 영어회화가 가능한 남자친구도, 공무원 영어는 너무 어렵고
지저분한 문제라 풀기 싫다고 했습니다..(그분이 풀었을 때 70~80점)
얼마 전 스픽광고로 한번 쓱 공개했었지만
영어점수는 딱 한번 70점이 최고점수였고 늘 55~60점을 맴돌았습니다.
일병행을 하면서 영어 뺀 나머지는 85~100점대를 유지했던 것만으로도 저는 비록 불합격했지만, 잘해왔다고 생각했어요.
경상북도 시험접수를 했던 터라, 지역마다 커트라인 점수가 달랐고 320~380점으로 큰 폭으로 지역 간 점수가 왔다 갔다 하던 지방직이었어서 늘 접수하고 "저기 지역 냈으면 합격일 텐데.."를 기대하며 7년을 준비했던 것 같아요.
7년 장수생, 공무원시험 관두다.
공시생을 2023년 서울 상경하고 그만뒀고 바로 취준을 했습니다.
관두기까지도 큰 용기가 필요했지만, 생각보다 관두는 건 쉬웠습니다.
2021년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홀로 남은 어머니를 챙겼어야 했고 어머니를 고향에서, 제가 살고 있던 대전으로 모셔오고, 그 당시 어머니도 크게 다치셔서 수술 후 재활과 재수술이 필요했고 갑자기 가장이 된 저는 어머니의 정신적인 치료와 함께 딸이자, 빈 남편의 역할을 했어야 했어요.
그래도 2021년, 2022년까지는 시험전날까지 일하고 공부하며 공시생의 신분을 유지했어요.
2023년, 저는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됐고
홀로 엄마를 대전에 둘 수 없어, 큰 결심을 하고 어머니까지 서울로 모시고 옵니다. 어머니의 서울살이를 돕우며 취업준비를 시작했어요.
취업준비를 하다.
무스펙에 한 거라곤 그냥 생계형 일뿐이었는데, 그 과정들을 온전히 자소서에 남겨 가고 싶었던 기업 최종면접까지 보기도 했어요. (찐 무스펙임.. 한능검 1급, 사회복지자격증뿐) 처음 합격했던 곳은 입사를 거절했습니다. 그 당시 엄마가 서울에 오신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지하철 타는 법, 엄마의 취업준비도 도왔어야 했거든요.
그 후 저는 그 자소서로 약 11곳의 면접을 보기도 했고 누가 들어도 알만한 기업들 면접도 봤습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 가고 싶었던 기업에는 최종에서 불합격했지만, 그 기업의 인사팀과 대화를 했던 것으로 저는 큰 용기를 얻어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떨어진 후 몇 달 후 "입사의 생각이 아직 있느냐?"라는 메일을 받았었고, 그 당시엔 제가 유튜브에 집중을 하던 시기였어서 고민을 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것들을 하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고 있고 적당한 일을 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블로거, 유튜버, 인스타그래머, 그리고 직장인,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브런치 작가로요.
2023년 시험 그만두고 해낸 건 뭐야?
그동안 해낸 건 무스펙으로 11곳의 면접을 본 경험. 꼭 합격을 해야지만 경험이 아니더라고요. 저를 떨어뜨렸던 그중 한 곳인 누가 들어도 알만한 사회복지 기업에선 지금 협업의 메일이 저에게 오고 있습니다. 직원에서 협업의 관계가 되었죠.
인스타그램 6.4만 명의 팔로워를 이뤄냈고, 2023년에 시작한 유튜브는 현재 1.73만 명의 구독자를, 블로그는 여전히 맛집과 일상글로 유지하고 있고, 어느덧 브런치작가까지 되었습니다.
드라마틱하게 대기업을 다녔으면 여러분 저 공시생 포기하고 대기업 갔어요! 공기업 갔어요! 하면 너무 좋은 표본이 되었지만, 그러지는 못했어요. 그곳에 가는 문턱은 한없이 높고, 지금의 제가 시작하기엔 시간과 체력이 많이 부족했거든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제가 지금 쓰는 말들은 자랑글일까요?
아니요.
저도 그땐 시험 떨어지면 세상 망하는 줄 알았거든요.
나 뭐 해 먹고살지, 시험 떨어지면 실패자라고 손가락질하겠지.
근데, 아니요 아무도 안 해요, 그 손가락질은 내가 나에게 하고 있더라고요.
여러분들이 보기엔 제가 어떻나요?
아직 1인분의 삶은 살고 있지 않지만, 공무원이 안되어도
돈 벌고(많이 아님) 얼루기도 여전히 잘 돌보고 있고
키우고 있는 고양이, 얼루기 병원비 잘 내고, 그게 그냥 삶이 아닐까요?
준비한 것 잘해서
합격하면 너무너무 좋은 일지만
설령 준비한 만큼 다 나오지 않아서
떨어지더라도, 다 살길이 있다는 것.
저와 함께 시험준비하던 친구들 중 떨어진 친구들?
지금 다 너무 잘 지내고 있어요. 행복하게요.
내일, 공부했던 거 다 나와서 합격하면 행복!
합격을 못하더라도 고생한 나에게 수고의 말과 위로를 꼭!
그동안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