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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테리 김작가 Jun 13. 2022

첫 경험.

첫 경험이 중요하다.

만남에서 첫인상이 중요하듯이 음식 또한 그렇다.


동네에 마라탕 가게가 오픈했다. 나는 마라탕을 먹어 보지 않았기에 궁금하였다. 아내는 처음의 경험이 중요하다며 검증이 된 마라탕 음식점에서 먼저 먹어보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휴무일에 아내와 나는 맛이 검증된 곳을 검색하여 방문을 하였다.


메뉴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먼저 자리를 잡고 셀프바에서 먹고 싶은 재료들을 스텐볼에 담는다. 그리고 계산대에서 무게를 재고 주문을 하면 된다. 아내의 팔을 잡고 이것저것 담고 이리로 갔다가 저리로 갔다가 하다가 보니 어지럽고 진이 빠진다. 겨우 주문을 하고 자리에 돌아왔는데 한 숨이 새어 나온다. 자리도 다닥다닥 붙어 있고 테이블에 코로나 때문에 투명 가림막이 설치되어있어서 그런지 비좁다.


주문한 마라탕과 꿔바로우가 나왔는데 역시나 좁다. 그러나 아내가 먹기 좋게 효율적으로 접시 배치를 했다. 덕분에 그나마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검증이 된 곳이라서 맛있었다. 처음 먹는 마라탕이었지만 왠지 익숙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독일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중국 라면에서 느꼈던 향이었다. 그때는 너무 생소해서 맛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에겐 신라면이 있었다. 한국 라면이 최고다!!


식사를 하는 내내 어깨를 움츠리고 있어야 했다. 테이블 사이로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부딪힌다. 탕이 코로 들어가는지 어떤지 모르겠다. 얼른 먹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맛있게 먹긴 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번거롭고 불편했다. 과거에는 이런 불편함 정도는 감수를 하면서 맛집 탐방을 하곤 했는데…… 이런 포인트에서 몸의 쇄약함을 느끼게 되다니…… 약간의 씁쓸함이 몰려왔다.


맛으로는 나의 마라탕의  경험이 나쁘진 않다. 동네에 생긴 마라탕 가게도 도전해 보고 싶다.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가거나 배달을 이용해야겠다. 아마 나에게 마라탕  경험의 장소는 처음이자 마지막의 방문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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