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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테리 김작가 Aug 01. 2022

외로운 사람들

문득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갑자기 누구를 만나야겠다 라는 충동적인 생각에 무작정 나가거나 약속을 잡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만남이 성사(?) 되었을 때 역시 통했어하는 쾌감과 어떤 유대가 생기는 것 같다. 번개의 쾌감이랄까~~


환자가 되고 나서 혼자서 돌아다닐 수 없는 몸이 된 후로 아쉬운 것 중에 하나가 누군가를 만나러 갈 수 없다는 것이다. 환자가 되기 전에는 꾸준히 연락하고 만나던 대학원을 함께 다닌 형들이 있다. 오늘 갑자기 그 형들이 보고 싶어 졌다. 아니 궁금했다. 뭐하고 사는지…… 환자가 되고 나서는 온전히 나의 몸만 신경 쓰다 보니 연락도 못하고 멀어졌는데 갑자기 궁금했다. 그리고는 이 인간들은 아픈 동생이 어찌 사는지 궁금하지도 않나 하는 괘씸함이 느껴졌다. 하루 종일 괜히 오지도 않을 연락을 기다리며 핸드폰만 보고 있다가 동생인 내가 먼저 연락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고 싶고 궁금한 사람이 연락하면 될 일인데 왜 이럴까?? 자존심인가?? 


생각나는 형들 몇 명에게 여름 안부 문자라며 건강과 가족의 안녕을 염원하는 문자를 보냈다. 오랜만에 하는 연락이라 이중에 반이라도 답장이 온다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역시 바로 답이 오지 않았다. 당연하지. 평일이고 낮인데 일하느라 정신없겠지……


조금 기다리니 그들 중 한 명에게서 전화가 왔다. 반가운 목소리다. 이런저런 농을 던지며 안부도 묻고 실없는 대화를 하며 연락 줘서 고맙다며 한번 보러 가겠다는 말과 함께 통화를 마쳤다. 그러고 몇 시간 안에 100% 답장을 받았다. 기분이 좋았다. 그래! 보고 싶고 궁금하면 먼저 연락하면 되지!!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람들 역시 서로서로 연락을 하지 않고 살고 있다. 오히려 내가 서로 연락 좀 하고 살라고 타박을 했다. 다들 애 키우고 가정을 돌보며 일한다고 시간이 어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바쁘게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사회생활을 함께하고 일하는 분야도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니 서로 연락을 하며 지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의 생각과는 달리 각각의 현실에 갇혀 치열하게 정신없이 살고 있더라. 그러면서 모두 다 마지막에 약속이라도 한 듯 먼저 연락을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한다. 아아…… 외로운 사람들~


1년에 최소 두 번은 이 형들에게 연락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겨울과 여름에. 그리고 코로나가 잦아들면 연말에는 카페에 초대를 해서 연말 모임을 매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보고 싶고 궁금하다면 용기를 내어보자. 손가락 정도 움직일 용기만 있으면 된다. 생각보다 나의 조그만 용기보다 큰 반가움이 밀려온다. 


아아~~ 외로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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