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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지현 Jan 24. 2020

Case Study 01

다니엘 시저(Daniel Caesar)

Case Study 01

캐나다 출신 싱어송라이터 다니엘 시저는 2014년 데뷔 EP < Praise Break >가 평론지 < 롤링 스톤 >의 '알앤비 베스트 앨범'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7년 첫 정규작 < Freudian >이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알앤비 앨범'에 노미네이트되고, 'Best part'가 빌보드 알앤비 차트 정상에 오르며 명성이 더욱 높아졌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간소한 사운드를 배경으로 하는 그의 음악은 일견 무난하지만, 가벼운 전자음과 현대적인 알앤비 감각이 더해지면 특별함이 피어난다.

전작에서 어쿠스틱 사운드가 두드러졌다면 본 앨범의 핵심 장르는 가스펠이다. 무질서 속 신의 존재로 안식을 얻는 'Entropy'에서 직관적인 종교 색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앨범은 세속의 것이기에, 'Cyanide', 'Superposition'에서는 섹스와 삶의 혼란을 노래하는 네오 소울의 영향을 발견한다. 노골적인 내용과 더불어 화음과 코러스 층을 넓혀가며 세속과 영적 세계의 상반됨을 뽐내는 'Restore the feeling'이 대표적인 트랙이다.

일관된 사운드 내 다양한 변화를 준 것이 유려하다. 퍼렐 윌리엄스와 함께한 'Frontal lobe muzik'은 드럼 패드와 몽롱한 음색의 피아노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선보인다. 'Open up'과 'Too deep to turn back'은 화음을 쌓아 만든 독특한 리프가 공통점이지만, 전자는 끈적한 알앤비 리듬이며 후자는 어쿠스틱 기타 기반의 잔잔한 트랙이라는 차이가 있다.

Love again

'Best part'에서 부드러운 음색과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허(H.E.R.)와 함께했던 그는 이번에도 이 공식을 재활용한다. 'Love again'은 낯선 도약의 멜로디 진행이 먼저 귀에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1990년대를 풍미했던 알앤비 싱어 브랜디(Brandy)를 파트너로 삼았다. 이별과 재회에 대한 이 노래는 차분한 분위기 속의 그루브가 돋보인다. 진성과 가성을 유연히 오가는 두 아티스트의 보컬 덕이다. 다른 세대를 살아온 이들이 만나 현 세대의 감성을 아우른다.


일렉트로닉, 알앤비, 어쿠스틱, 가스펠, 네오 소울. 다채로운 장르가 공존하며 그 경계는 옅다. 가스펠 아티스트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종교적 스타일을 내포하면서도 트렌디한 편곡을 통해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재주다. 여기에 길거리를 전전하며 방황하던 유년기 경험은 1995년생 어린 목소리에 풍부하고 세련된 감성을 부여했다. 다니엘 시저의 음악은 그 무드 하나만으로도 그 생명력이 있다. 시끄럽지 않아도, 안정적인 스타일임에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다.


- 수록곡 -
1. Entropy (추천)
2. Cyanide
3. Love again (추천)
4. Frontal love muzik (Feat. Pharrell Williams)
5. Open up (추천)
6. Restore the feeling (Feat. Sean Leon, Jacob Collier)
7. Superposition (Feat. John Mayer)
8. Too deep to turn back (추천)
9. Complexities
10. Are you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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