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다 엄마가 더 싫어
슨생님, 우리 애가
책을 지독시리(지독하게)
안읽는데
우얍니꺼?(어떡하죠)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나 초등학생의 학부모 중 이런 말을 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자녀가 책을 좋아하거나, 좋아하지는 않아도 쥐어줄 때 거부하지 않는다면 지독하게 책을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과연 왜 이렇게 상담할 지경이 된 걸까요? 이런 질문을 파헤쳐보면 문제의 중심을 찾을 수 있겠지요? 일단 찾으러 가 봅시다.
부모님의 기대가 높은거 아닙니까?
아이 스스로는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꼭 물어봐야 합니다. 아이는 하루에 한 권이라도 제대로 몰입해서 읽는 자신을 흡족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매의 눈으로 몇 권을 읽고있는지 스캔했을지 모릅니다.
이렇게 감독하는 부모님들은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절대 당사자는 인정하지 않겠지만요) 아이가 틈만나면 책을 손에 들고있기를 바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거실에는 책이 가득하고 아이가 핸드폰을 잠시 만지거나 티비를 보고있다면 견딜수 없는 표정을 짓습니다. 아이는 단번에 알지요. 그 행동이 부모님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그럴 때 반대로 튀는 아이가 있고 순응하는 아이가 있죠.
한 아이의 말을 소개할께요. 수업 중 아이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하던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슨생님, 울 엄마는요, 절대로 못쉬게 해요. 숙제 다하면 제가 하고싶은 거 하래요. 그래서 신나게 숙제를 하고나서 핸드폰을 들면 난리쳐요. 게임한다고요. 말이안되죠. 분명히 내가 하고싶은 걸 하라고 하라고 약속한 게 누군데요. 그럴 때, 책을 들면 조용해져요. 진짜 지겨워요. 엄마는 거짓말쟁이라니까요.
어떻게 하루 종일 책만 봐요.
엄마는 맨날 드라마만 보면서요.
실제 저의 귀로 들은 이야기 입니다. 이 말을 들을 때 뜨끔했습니다. 첫 애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나 반성이 되더라구요. 다행히 첫애는 책을 좋아하고 단조로운 성격이라 잘 맞았지만, 아이 속마음은 위에 말한 아이와 같을 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래서 이 글을 쓰고 오후에 만나 물어볼 작정입니다. )
나는 그정도는 아니라고 스스로 평가하지 말고 자녀들에게 진심으로 물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이와 의논을 통해 하루 독서량을 정하는 거예요. 말리지 않아도 되는 아이와 의논하지는 말구요. (다만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도 마음을 물어봐 주는 것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독서량(시간 or 권수)을 듣고 엄마가 원하는 기준을 말해줍니다. (기대치를 절대 말하지 말아요. 그건 너무 과하니까요. 모든 부모들이 그렇듯이 내아이는 늘 모자라답니다.)
그리고 그 중간 어디즘을 정합니다. 아이 표정변화를 살피세요. 그렇게 정한것을 매일 지나가듯 무심하게 물어봅니다. "오늘 읽은 책중에 제일 재미있는거 좀 줘볼래? 엄마도 읽어보고싶네" 너무 평이하다면 창의적으로 고안해 보세요.
우리의 아이들이 억지 책읽기에 지치지 않도록
다시 처음부터 단추를 채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