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동전의 추억

by 최신애

우리 집은 구석구석 동전이 많이 숨어있다. 장롱에 걸어둔 옷 주머니에도 동전이 있다. 동전을 찾아다니며 모은 작은 아이 저금통에 동전이 한가득이다. 노동의 대가도 아닌, 용돈도 아닌 수입이니 아이에게는 불로 소득 인 셈. 큰아이도 뒤늦게 깨닫고 동전 채집을 해서 저금통을 채우게 되었다.

코로나가 되자 카드님을 모셔와 생활비를 채우는 중이니 현금이 똑 떨어졌다. 카드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터라 아이들에게 손을 벌렸다. 아이들은 불로소득에 대한 소유욕이 적은 지 출근할 때 달라고 하니 척척 내어준다.


"엄마, 동전 안 부끄러워?"


나는 아이의 말에 내심 놀랐다. 동전을 내미는 게 부끄러운 것인가? 카드며 지폐가 있어도 금액의 작은 단위는 잔돈으로 맞춰 계산하곤 했다. 동전을 한주먹 내미는 건 아이 입장에 부끄러운 일일수도 있다. 아마도 아이는 지폐가 동전보다 돈의 가치가 크다 인식했을 것이다. 돈의 가치는 같지만 돈의 단위가 다르다는 생각까지 할 수 없겠지. 그게 아니라면 동전을 모아 내미는 요즘 형편이 좋지않다고 스스로 인식했하는 모양이다.


"동전 여러 개 모이면 지폐랑 값어치가 똑같잖아? 그리고 물건값이 만원인데 9900원만 있어, 그럴 때 100원은 만원을 살려주는 힘이 있겠지? 체크카드나, 지폐나, 동전의 가치는 사람들이 약속한 것이니 무게로 가치를 매기면 동전이 훼손도 안되고 값어치가 더 크지 않을까?"


아이 둘이 내민 동전이 손바닥에 수북했다. 미리 주문한 라테를 받으러 가서 동전을 내밀었다. 손님이 별로 없는 아침시간이라 다행이었다. "미안해요. 동전이 많아서" 헤아리지 않아도 되게 500원짜리 두 개, 백 원짜리 다섯 개씩 쌓아 보여주었다. 부끄럽기보다 상대의 노고가 더 들까 미안할 뿐이었다.


유럽 우리나라도 '현금 없는 사회'를 목표하고 있다. 현금을 발행과 관리에 드는 사회적 비용이 크고, 현금을 대체하는 카드 사용의 증가 또한 이유다. 현금결제 이용자는 현저히 줄고있다. 다양한 결제시스템이 보편화되는 중이다. 앞으로 현금결제가 불가한 매장이 더 많아질 전망이니 자주 가는 카페도 곧 현금 없는 매장이 될지도 모른다. 주변에 패스트푸드 가게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아주 익숙한 결제방식이 된지 오래다.

이 뿐 아니다. 이제는 매장을 방문해서 물건을 구매 카트에 담고 카운터에서 결제 없이 온라인으로 결제가 되는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하니 카드로 결제하는 시스템도 점점 변하지 않을까. 그러면 카드도 들고다니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 월렛에 옮긴 카드도 필요없어지는 시대가 가깝다.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면 저금통에 동전을 쨍그랑 넣는 일이 없겠지. 아이들에게 현금 없는 사회 막바지에 동전 모으기를 할 수 있어 다행이다. 두 아이에게 추억의 한 조각이 된 동전 모으기는 다음 세대에게 생소한 옛이야기 속 문화가 될지 모른다.


아이들이 모은 동전 중 연식이 오래된 동전은 혹시나 몰라 따로 모아두었다. 아이들 손으로 하는 작은 투자라고나 할까? 1970년도 백 원짜리를 발견하고 만세를 부르며 백원이 백 원의 가치가 아니라 만원, 십만 원, 백만 원의 가치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화폐에 대한 이야기에 불을 붙였다.


작은 아이는 눈에 불을 켜고 동전을 찾는 중이다.

"엄마, 동전이 부끄러운 게 아니구나"라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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