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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애 Apr 14. 2020

아침메뉴-5분 만에 쑥국이 뚝딱

봄엔 쑥이지

친정부모님이 급하게 오셨다. 코로나 때문에 한 시간 거리에도 만날 수 없어 더 반가웠다. 트렁크 가득 봄나물, 안동식혜에 떡이 한가득이다. 햇살 좋은 오후 며칠을 뜯어 하나하나 다듬은 쑥 한 봉지도 내미셨다. 부모 님이 반가운 만큼 쑥이 반가웠다. 봄이면 동네 근처 언덕에도 널린 쑥이지만 그것을 식용에 쓸 수는 없었다.  도시근교에서 뜯는 쑥에는 매연으로 인한 오염물질이 많이 들어있다는 말을 들은 이후로 마트에서는 쑥을 사지 않았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산 꼭대기에서 뽑았다는 생수제품에도 중금속이 많이 나온다는데 깨끗함에 더하고 덜한 것이 있을까? 엄마가 갖다 준 쑥이 도시근교의 것들과 달리 청정하다고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믿음의 근거는 비과학적이며 주관적이다. 엄마가 햇살을 받으며 등이 뜨듯해지면서 뽑은 쑥에 뭐라도 더 담긴 거 같기만 하다.


아침이 되어 무슨 국을 끓일까 고민할 새 없이 바로 냉장고를 열었다. 몇 년 동안 뜸했던 쑥국이 간절해 한 소쿠리 꺼냈다. 찬물에 말끔히 씻어 된장 푼 물에 넣었다. 초록이 더 짙어지고 국물에 들깨가루를 넣으니 뿌연 국물에 드문드문 햇된장 콩이 보인다.  쑥향이 진해 작은 아이는 손사래를 쳤지만 한 숟갈 넣으면 얼굴이 반질반질 좋아지는 기분에 억지로 떠먹였다. "아, 맛있다"

맛깔난 사진이 없어 아쉽네요




재료: 청정지역 쑥, 대파, 두부 한모, 국간장, 멸치가루, 된장, 들깻가루,


순서:

1. 물이 끓으면 멸치가루를 넣고 된장과 국간장으로 삼삼하게 간을 한다.

   조금 짜도 괜찮다. 쑥이 다 흡수할 것이다.


2. 끓으면 다듬고 씻은 쑥을 넣는다.

포르르 끓어오르면 대파를 작게 썰어 넣고, 썰어 놓은 두부를 들이붓는다.


3. 마지막에 들깨가루를 넣고 모자라면 간을 더하고 짜면 물을 더 넣는다. 두부가 익을 때까지 잠시 끓인다.


  화력이 좋으면 5분도 안 걸리는 메뉴다.


초간단 쑥국이다. 멸치 육수를 우려내는 정성을 더할 수 있지만 초간단이라 가루를 넣었다. 들깨가 거슬리는 분은 넣지 않고 맑게 먹어도 무방하다. 그런데 들깨에 중독되면 못 벗어나니 한번 도전해보시길.


오늘도 엄마가 공수해준 쑥국으로 아침을 거나하게 먹고, 쑥떡을 간식으로 먹는다. 쑥 좋다. 건강이 소곤소곤 가까이 와 재잘거리네. 건강해지는 쑥국이 쑥~! 5분 만에 끓이는 건강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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