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던 타임스>를 보고
모던 타임스, 이번 달 모임 리더 하이디가 주제로 던져준 영화였다.
하이디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흑백에 무성 영화라니, 참 재미없겠다.
분명히 혼자 보다가는 졸 게 분명해! 김 작가와 함께 보기로 하고 같이 브라운관 앞에 앉았다.
다행히도 김 작가의 취향이었기에, 그녀가 내 옆에서 이런저런 장면에 대한 설명을 곁들어주었다. 이 장면에서는 어떤 게 맘을 울렸고, 저 장면에서는 무엇이 자신의 가슴을 일렁이게 했는지를.... 덕분에 나는 영화에 집중해갈 수 있었고 서서히 이야기에 몰입되어 갔다.
1930년대 영화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다. 공장에서 나사를 열심히 조이는 채플린과 동료들. 화장실 가는 것마저 감시를 받고, 점심시간까지 아끼겠다고 자동 음식 공급기를 도입하려던 사장. 웃기면서도 슬픈,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우리네 현실. 성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일에 미치고, 아이들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공부에 미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그 안에서 자기다움을 상실한 것도 모른 채, 일과 삶의 경계가 흐려진 채로 무감각하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영화를 보는 내내 맘이 아려왔다....
진정한 인간성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생계의 노예인 것일까? 하지만 그 안에서도 인간미와 사랑이 있다. 주인공 채플린이 어렵사리 백화점 야간 경비 일을 구하게 되고, 그 일을 하던 중에 강도들을 만나게 되는데 한창 위협을 당하다가 그 강도 중에 이전에 일하던 공장 동료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동료는 채플린에게 악수를 청하며, 자신이 처음부터 강도는 아니었다면서 너무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었다며 훔친 술을 잔에 담고 건배를 제안한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소녀를 위기에서 도와주고, 그녀와 함께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 지금 우리네 삶과 다를 바가 없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없는 돈으로 결혼하고 신혼살림을 시작하던 때가 떠올랐다. 월세 투룸 빌라였다. 그조차 대출을 겨우 받아 보증금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처지가 곤란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5년 동안 무려 8번의 이사를 감행했다. 어느덧 세 아이의 부모가 되었고.... 그래도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며 견디며 잘 살아왔다. 고마운 삶이다.
채플린의 우스꽝스럽고 답답한 행보 속에 담긴 자본주의의 폐해와 인간성 상실. 오래도록 잔상이 남을 듯싶다. 나는 더욱 인간적인 사람, 더 많이 사랑하며 나누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자본주의가 팽배할수록, 사랑의 힘은 더욱 커질 것이 고 위대해질 거라 믿는다.
사회풍자 코미디를 만들던 채플린의 마음을 생각해본다. 가수였던 아버지와 댄서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죽고 어머니는 평생을 정신병원에서 지내다가 생을 마감했다고 하니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상처와 아픔이 있을까? 이복동생과 복지시설에서 지내야 했던 10살의 채플린. 이곳저곳을 다니며 자신의 끼를 발휘해 코미디인의 길을 걸으면서도 마음속에 새긴 메시지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채플린, 정말 대단하다.
writer: 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