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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후 Jun 14. 2021

20대의 도전들이 지금의 삶에 미친 영향들.

너 참 잘했다?

20대에는 뭐든 두려움이 없었다.

아니, 두려움이 없었다기보다는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실패해도 괜찮고 중간에 포기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20대 중반, 어느 한 책을 읽다가 이런 문구를 발견했다.

"젊을 때 도전하지 않는 삶은 죽은 삶이다."

천성적으로 안정적인 삶이 싫었나 보다.

안정적인 삶이란 즉, 어디에 얽매여 있는 삶이라 생각했다.




어디에 얽매이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지루하고 답답하고.. 나는 그냥 움직여야 했다.

몸을 움직여야 내가 살아있는 것 같았다.

하고 싶은 일도 딱히 없고 해서 많은 일들을 시도했다.




국토대장정에 실패했을 때도,

배우던 피아노를 그만뒀을 때도,

두꺼운 철학책을 2달 만에 읽겠다 하며 100page를 못 넘겼을 때도,

"다음에 도전하자. 그때도 할 수 있을 거야"하며 다른 도전을 시도했다.

그리고 또 많은 실패를 했다.




27살에 직장에 들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악기 배우고 싶어 드럼과 바이올린을 배우고,

독서를 좋아해서 독서모임도 참가해보고,

살 뺄 거라고 헬스장에서 운동도 미친 듯이 해봤다.




어떠한 종목에 전문가가 될 만큼 익혔다고 생각은 해본 적 없지만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 다행히 이 모든 과정이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변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는 자체가 말이다.




그렇게 많은 도전들을 하고 나서 맞이한 30대에

나에게 무엇이 남았나 뒤돌아봤다.

돈도 아니며, 차도 아니며, 부모님에게 해외여행을 보내드린 것도 아니며,

결혼을 약속한 여자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였다.




딱히 눈에 보이는 것에는 남는 게 하나도 없었다.

남들은 주식, 재테크를 시작하여 돈을 불려 가는 사람도 있었고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이리저리 신혼준비를 하는 친구도 있었다.





정작 나에게 남은 것은 돈 몇 푼과 도전했던 경험들 뿐이었다.

"뭐 한다고 그렇게 많이 도전했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애써 "하고 싶은 것은  해봤다"라며 위로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이때 했던 도전들이 나에게 미친 영향은 상당히 컸다.

직장을 다니면서 가장 큰 고민이 나에게 지금 이 직업이 큰 보람과 재미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한 수단 일뿐, 정신적 풍요를 만족시킬만한 그런 의미를 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20대 때엔 내가 뭘 잘하고 뭘 좋아하는지가 정확히 보이지 않았다.

나름? 고민이라면 가장 큰 고민이었다.




많은 도전을 통해 얻은 깨달음.


1. 나라는 존재의 영역이 뭉툭한 못에서 뾰족한 송곳으로 변하고 있었다.


확실히 눈과 마음에 "이것을 해야겠다"라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었고 뾰족한 송곳처럼 다듬어가고 있다. 최소한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은 내 입에서 나올 수 없게 되었다.




2.  삶에서 오는 많은 구타에 매집을 얻었다. (특히 인내)


하기 싫어도 해야만 얻을 수 있었고 좋아해도 안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을 배웠다.

견뎌내야만 다음 과정을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견뎠고,

이겨낼 수 없다면 빨리 포기하고 다른 길로 트는 것이

도망가는 일이 아니라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배웠다.



특히, 인내.. 난 참 인내가 부족한 아이였는데

도전하고 부딪힘을 통해 인내하는 법을 배웠다.

(이것이 가장 나에게 큰 재산이다.)


삶에서 오는 많은 구타에 담담해지고 그러려니 하는 강한 매집을 얻었다.



3. 이야기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다.


뭘 잘하는 것도 없었고 이야기할 거리도 없었다.

맨날 게임이나 현실적 이야기?.. 나만 알고 있는 이야기 등등

상대의 공감을 사지도 못했고 나도 공감할  없었다.


근데 이제 누굴 만나면 이야기할 거리가 다양하다.

많은 경험해본 것이 배경지식이 되어 누군가를 만나도

이야기를 못해서 안달이다. 최소한 관심사, 취미로도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있다. 내가 말을  하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아니다.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 나에게 많은 것이 남아있진 않다. 집도 없고 원래 차는 타고 다녔지만 이젠 차도 없다.

걸어 다니고 건강도 좀 챙기려 팔았다. 월세방과 옷, 악기가 전부다.




하지만 나에겐 나만의 길이 있다.

그 길을 찾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이리저리 방황도 많이 했다. 넘어지기도 했고 잘못된 길에 들어설 때도 많았고..

재미있는 길위에서 전력질주도 해봤다.

그 경험들이 무수히 많은 길 중에서 나의 길을 만들었고

그 길의 출발선 앞에 서있게 만들었다.

 



천천히 걸어가자. 이 길이 행복한 길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았으니까.

여유롭게 걸어가고 싶다. 주변에 산과 자연 나무도 보면서, 급하지 않게  그렇게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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