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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후 Jan 16. 2021

나 진짜 배고픈 거야..?

무언가의 결핍을 음식으로 채우지 말라.

 살다 보면 누구나 무기력증과 허무함에 빠질 수 있다. 이유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딱히 이유가 없다. 잘 나아가고 있어도 한 번씩 찾아오는 허무함과 무기력증, 쉬운 말로 말하면 슬럼프는 누구든지 오기 마련이다.





 이런 슬럼프를 대처하는 방법들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사람도 있고 무작정 친구들을 만나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이런 시간들은 지나고 보면 별 것 아니지만 그 순간에는 참 답답하고 자신의 마음이 컨트롤 안될 만큼 제어하기가 힘들다.





 나는 그 많은 방법 중에서도 먹는 것으로 풀었던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배는 고프지 않은데 무작정 맛있는 것들,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들을 찾았고 마구마구 먹어댔다.





 특이한 것이 평소에 이렇게 많은 양을 먹으면 분명히 배가 부르다는 신호가 온다. 하지만 슬럼프라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 시간에서는 배부름이란 신호가 나에게 오지 않았다.





 많은 음식을 먹었음에도 계속 음식에 손이 갔고 몸은 점점 불어갔다. 특히 단 음식을 먹으면 얼큰한 음식을 꼭 먹어야 됐고 매운 음식을 먹으면 또 달콤한 음식을 찾았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몸은 점점 불어갔다. 하지만 무언가 내 마음속에 계속 '부족함'이라는 것이 계속 남아있는 듯했다. 그것을 채우기 위해 먹었던 것 같다.


 



 그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꼭 해야 된다는 강박이었다. 힘들 땐 천천히 주위도 한번 둘러보고 생각도 좀 해보고 음악도 듣고 산책도 하면서 보내면 되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 무언가를 시도해도 잘 되지 않았고 집중도 되지 않았다. 그것들을 채우기 위해 나는 음식을 찾았다. 내 몸이 배고픈 것이 아니라 내 감정이 배가 고팠던 것이다.





 매번 불쑥 이런 순간들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런 순간이 다가오면 이제는 나에게 묻는다. "정말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인가?"





 그때의 악순환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나는 지금 현재의 나에게 묻곤 했다. "배가 고파서 먹는 거면 먹고 아니면 절대 먹지 마, 너의 소중한 이 순간을 지켜낼 사람은 너 밖에 없어"





 나와 대화하는 이런 연습이 나의 잘못된 습관이 한 달이 갈 것을 일주일, 3일, 하루로 만들었다. 그 대신 다른 것들을 하여 내 몸을 지켰고 나는 그렇게 슬럼프의 길에서 나를 지킬 수 있었다.





누구든 슬럼프는 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을 지켜내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생각을 한다.





 지금 현재의 내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직시해야 한다. 어떤 나쁜 습관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나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내 삶은 나의 것, 누구도 슬럼프를 온전하게 끌어낼 수 없다. 그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지금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다면, 내가 어떤 것을 해야 될지 보다, 지금의 나를 조금 더 사랑해주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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