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은 계란

상처 앞에서

by 이생

상처와 마주했을 때 쉽게 선택하게 되는 방법 중 하나는,

그 원인을 상대방에게서 찾는 것이다.


내 것이라고 스스로 인정해내기란 너무 어렵고,

어딘가 탓할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가 아닌 너에게 잘못된 집중을 쏟아내며 외면하려 애쓴다.


마음 한 구석에 웅크린 내가 보일수록,

이런저런 논리와 해석, 기준들을 가져와서 너를 비난의 프레임에 맞추려 애쓴다.


실은 나도 안다.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닐 때도,

정말이지 너의 잘못이 아닐 때도 있다는 것을.


하지만 난 여전히 자신이 없어 도망치고 있다.

그래서 미안하다.


이런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내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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