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행복이라 부르지 않아도 좋다.
굳이 행복이려 애쓰지 않아도 좋다.
너의 요즘은, 오늘은, 그 순간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문장들과 감정들로 만들어진다.
그 하나하나를 무시하고 그저 적당하고 그럴듯한 결론으로 끝맺으려 하지 말아라.
물론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들도,
어서 끝내고 싶은 마음도,
그저 좋아지고 싶은 조급함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네가 조금 더 너를 살펴보고 마주했으면 좋겠다.
뭔가 잘 풀리지 않고 유난히 흔들렸던 그 순간에,
기분좋아 떠들썩한 마음이 온 표정에 감출 수 없던 그 순간에,
딱히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보통의 날이었던 어느 그 순간에도,
너에게 귀 기울이고 충분히 바라보며 지나갔으면 좋겠다.
사실 생각보다 그 순간은 금방 지나가고, 분명 또 다른 순간들이 널 찾아올테니까.
지금의 네가 살아가는 이 순간과 똑같은 모습의 너를 다시 볼 수 없을테니까.
요즘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단어가 바로 행복입니다.
어떤 노래의 가사, 어떤 sns속 사진의 표정이나 태그, 대화명, 어떤 질문이나 목표 등등 주변을 조금만 살펴보면 행복이라는 말을 금새 찾아낼 수 있죠.
문득 한가지 염려가 들었습니다.
그 '행복'해져야 하는 마음 때문에, 그 '행복'하지 않다는 마음 때문에 정작 누리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들이 생기지 않을까?
언젠가부터 행복하지 않으면 불행하다는 이분법적인 이야기들이 사실 그 사이에 있는 더 크고 많은 것들-그중엔 기쁨, 재미, 설렘, 긴장,무료, 우울, 슬픔 등의 여러 감정들-을 단순히 행복이냐 아니냐로 구분되어져서 제 맛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혹시 나 마저 나의 순간들을-그것이 슬픔처럼 부정적으로 보이는 것들로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제대로 이해해주지 못하고 지나쳐서 사실 점점 외로운 나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행복이라는 단어는 나의 여러가지 기분이나 상황들을 담아내는 데에, 내 삶을 표현하는 데에 생각보다 작은 그릇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