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이잖아요?
1편에서 우리는 '케이팝 팬'으로서 겪는 좌절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런 감정의 근원을 조금 더 파고들면, 결국 하나의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왜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자국의 팬을 존중하지 않는가?
팬덤 문화가 싹튼 곳은 한국이지만, 정작 그 문화를 키워낸 한국 팬들은 점점 소외되는 현실. 이는 최근 몇 년간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급격하게 글로벌화되면서 가속화된 문제이기도 하다.
콘서트 티켓팅이나 공식 굿즈 구매 등, 중요한 순간마다 마주하는 장벽은 늘 같다. 수많은 팬들이 "이건 한국 국적을 대상으로 한 티켓팅이어야 하는 거 아냐?"라는 불만을 토로하지만, 시스템은 늘 돈을 더 많이 쓸 수 있는 외국 자본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만 같다.
이 한마디에는 단순히 좋은 자리를 놓쳤다는 아쉬움뿐만 아니라, 우리가 '돈'을 기준으로 평가받는 것 같다는 씁쓸함이 담겨 있다.
해외 팬덤은 한국 팬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배부른 소리"로 여길 수 있고, 그들이 원하는 만큼 아티스트를 직접 만날 기회가 적은 현실을 이해한다. 하지만 국내 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좁은 땅덩이 안에 살고 있지만, 지역 거주 팬들은 수도권 중심의 공연 문화에서 소외되고, 늘 빠듯한 공연장 예약 상황 때문에 아티스트들을 자주 만나기 어렵다. 해외 투어 기간이 길어지면 국내 팬덤은 잠시간 흩어지는 경향까지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소속사는 국내 팬들에게만 다른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앨범이나 굿즈에 일부 차별화된 요소를 넣어 국내 팬들의 소비를 부추기는 식이다. 팬들은 이런 전략을 보며 '우리는 결국 소비만 해주는 호구인가'라는 생각에 젖어든다. 이 모든 상황이 합쳐져 '덕질'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는 것이다.
소위 'K-POP'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모든 것이 결국에는 자국 팬을 잃고, 해외 팬덤에만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준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응원하고,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키려 노력해도 시스템 자체가 '한국 팬은 어차피 떠나지 않는다'는 오만한 믿음 위에 서 있다면, 팬덤은 결국 지쳐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