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기로 했던 나는 도대체 어디 갔니
3편에서 우리는 팬덤 내부의 '이상한' 문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업자에게 돈을 쓰는 행위가 만연하고, 아이돌에게 직접적으로 힘이 되는 활동에는 소홀해지는 현실. 그런데 이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점점 사라져 가는 '공동체 의식'이 있는 것만 같다.
언제부터인가 덕질은 '함께' 하는 일이 아니라, '나'의 만족을 위한 일이 되었다. 요즘 세대에게는 '개인의 만족'과 '개인 콘텐츠'가 중요해지면서, 팬덤 활동 역시 하나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처럼 변해가는 것 같다. 콘서트장에서 휴대폰을 내려놓고 함께 무대를 즐기자는 아이돌의 말은 공허한 외침이 되었다. 수많은 팬들은 아이돌의 말보다, 자신의 카메라 렌즈에 담기는 최애의 모습에 더 집중한다. 그리고 그 영상을 SNS에 올리고, '좋아요'와 팔로워 수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한다.
이러한 행태는 팬덤 내부에 미묘한 균열을 만들어낸다. 공동체의 즐거움보다 개인의 기록이 더 중요해지고, 팬들은 '함께 응원하는 동지'가 아니라 '경쟁하는 라이벌'로 서로를 인식하게 된다. 소위 '홈마'들은 남들보다 더 좋은 사진과 영상을 얻기 위해 각종 정보나 플미 티켓까지 서슴지 않고 구매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결국 팬덤 전체의 화력을 키우는 데 쓰여야 할 돈을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게 만든다.
우리가 덕질을 통해 느꼈던 가장 큰 행복 중 하나는,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통해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경험이었다. 함께 앨범을 열어보며 설레고, 콘서트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법을 외치던 시간. 하지만 지금은 그 추억들마저 희미해지는 것 같다.
우리가 사랑했던 '덕질'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리고 지금의 '덕질'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