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행 2024

교토 교세라 미술관 - 무라카미 다카시전을 보러 가다.

짧은 도쿄 긴 교토 (18) - 07.05 낮

by zzoos



※ 7월 9일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최대한 실시간으로 올리고 싶었는데 마지막 3~4일을 좀 열심히 놀았더니 포스팅을 못했어요. 최대한 빠르게 정리해서 올려보도록 하죠. ㅋ






오늘도 날이 화창합니다. 장마 기간이라 비가 매일 올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자주 오기는 했지만 매일은 아니었습니다. 뉴스를 보니 오히려 한국에 장마가 일찍 시작됐다고 해요. 마치 나는 장마를 피해 일본으로 도망친 느낌입니다. 화창한 하늘을 보며 오늘도 얼굴이 까맣게 타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 이때는 생각을 못했을까요. 썬크림을 하나 사서 발랐으면 됐을 텐데... (썬크림을 1도 안 발랐던 탓에 지금 저는 얼굴, 팔, 다리가 말 그대로 새카매졌습니다.)




kyoto0705-2.png
kyoto0705-3.png




숙소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오늘은 기온 야사카(祇園八坂)라는 소바집입니다.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는데, 테이블 위에 '현금만 받는다'는 안내가 있더군요. 양해를 구하고 편의점을 다녀왔습니다. 교토에는 아직 현금만 받는 가게가, 의외로 꽤 있습니다.


뭔가 생선구이 정식 같은 걸 먹고 싶었지만 메뉴에서 찾을 수 없었고(흘려 쓴 일본어를 읽을 수가 없어요 ㅠㅜ), 소바 가게에 왔으니까 역시 소바를 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텐자루 그러니까 텐뿌라와 자루 소바가 함께 나오는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튀김은 역시 어딜 가도 잘 튀기네요. 소바는 오사카 친구와 함께 먹었던 집과는 아예 다른 스타일로 색깔도 더 밝고 질감도 매끄러운 스타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메밀향은 훨씬 적었어요. 쯔유가 좀 짜서 얼마만큼 찍어 먹어야 하는지 계속 테스트하듯이 먹었습니다. 결론은 꽤 괜찮았습니다.







시조케이한 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교토 교세라 미술관에 왔습니다. 며칠 전 인스타에 '오늘은 뭐 하지?'라고 투정(?)을 했더니 지인 한 분이 '교세라에서 무라카미 타카시의 전시가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뭐 하는 사람인지 찾아보니 몇몇 캐릭터가 눈에 익더군요. 그리고 최근 뉴진스와의 컬라보레이션으로 우리나라에 더욱 많이 알려진 작가. 2024년 7월 현재 뉴진스 오피셜 인스타의 프로필이 무라카미 타카시의 꽃 캐릭터네요.


원래는 비 오는 날 비를 피해 미술관에 오려고 했는데 비 오는 날마다 피곤해서 방에서 쉬었더니 차라리 오늘 같이 맑은 날, 시원하게 전시를 구경하는 것도 좋겠더군요.







일단 미술관 건물이 참 마음에 듭니다. 1933년 일본 최초의 공립 미술관으로 개관, 2020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리노베이션 한 건물입니다. 오래된 건물의 모습이 여전히 남아 있으면서도 세련된 현대의 공간들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전시보다도 미술관 곳곳을 돌아다니느라 시간을 더 많이 보냈어요.




kyoto0705-6.png
kyoto0705-7.png




무라카미 타카시의 전시는 히가시야마 큐브라는 별관에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현대 미술 작가인데 일본의 다양한 괴물들을 주제로 삼는 작가입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캐릭터도 있고요. 전시 시작하자마자 거대한 일본 민화에 자신의 캐릭터들을 숨겨둔(?) 작품이 연속으로 걸려 있습니다. 그림 곳곳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kyoto0705-8.png
kyoto0705-9.png
kyoto0705-10.png
kyoto0705-11.png




DOB라는 캐릭터 시리즈도 나오고 유명한 그 꽃(?) 캐릭터도 나옵니다. 마냥 해맑은 줄 알았던 컬러풀한 꽃의 내부가 온통 해골로 채워져 있는 것이 재밌어요.




kyoto0705-12.png
kyoto0705-13.png



미술관 내부에서는 거의 모든 작품에 대해 사진 촬영이 가능했는데요. 이게 오히려 문제(?)를 만드는 게, 사람들이 작품 감상을 하는 게 아니라 사진 찍느라 바쁘다는 거예요.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사실 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보는 것은, 그냥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봐도 되는 거잖아요. 오히려 더 잘 찍은 사진들이 넘쳐흐를 텐데...


인스타나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위해서 찍는 거겠죠? 저도 그랬잖아요... 그래서 그런가? 며칠 뒤에 찾은 다른 미술관에서 촬영 금지하니까 그건 그거대로 또 섭섭하더라고요.




kyoto0705-14.png
kyoto0705-15.png




가장 재밌었던 구간입니다. 작품을 구상하고, 작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어디를 수정할지 등등 다양한 작업 관련 노트의 내용을 전시하는 구간. 특히 일러스트를 그리는 분들이나 미술 작업을 하는 분들이라면 더욱 관심이 생길 내용들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kyoto0705-16.png
kyoto0705-17.png
kyoto0705-18.png
kyoto0705-19.png




전시는 생각보다 많이 짧았어요. '아, 이런 작업을 하는 작가구나~'하는 느낌은 있었지만 뭔가 가슴에 와서 꽂히는 작품은 없었습니다. 오래된 민화에 새로운 캐릭터들을 덧 그리는 작업은 아주 재밌었어요.




kyoto0705-20.png
kyoto0705-21.png




오히려 전시가 끝난 다음 만날 수 있는 샵에서 흥미로운 것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전시관 밖의 실생활에서 무라카미 타카시라는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방식이 이쪽이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피규어, NFT, 작은 일러스트들... 물론 가격은 엄청 사악합니다. ㅋㅋ




kyoto0705-22.png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술관 건물을 돌아다니느라 시간을 더 많이 썼어요. 가면 안 되는 곳은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가 있겠지. 그런 말이 없는 곳은 다 가도 되는 곳이란 얘길거야. 라는 마음 가짐으로 1/2층, 내/외부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kyoto0705-23.png
kyoto0705-24.png




햇살이 너무 따가워서 그랬는지 외부 테라스에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저 말고 딱 한 분,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셨어요.




kyoto0705-25.png
kyoto0705-26.png




1층엔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2층에 올라오니 사람이 없습니다. 앉을자리도 많아서 충분히 쉴 수 있었어요. 돌아다니다가 2층의 다른 전시관에서 무료 전시가 있어서 하나 더 관람했습니다. '일본신공예가연맹 특별기획 제7회 학생선발전' 이라는 이름의 전시였어요. 대부분 대학생의 작품이었고 고등학생의 작품도 몇 개 있는 마치 건축과 졸업예정자들의 졸업작품 모아서 건축대전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아주 뛰어난 작품은 없었지만 '아, 일본이 대학생들은 이런 작품활동을 하는구나'라는 걸 느낄 수는 있었어요.








리노베이션 하면서 지금은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는, 예전의 메인 현관. 멋진 계단을 그대로 남겨 두었더군요. 실제 입구는 한층 아래에 있습니다. 입구 앞을 썬큰(sunken) 광장처럼 만들어서 지하 1층으로 입장하게 리노베이션 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실제 전시관으로 입장할 땐 계단으로 한 층을 올라가야 합니다. 기존의 건물을 최대한 살리면서 매표소나 미술관샵 등 미술관의 로비 쪽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요렇게 두 개의 전시를 약 두 시간에 걸쳐 관람했습니다. 이후 오후 시간을 보내고 저녁을 먹는 얘기는 다음 편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어제 달렸으니 오늘도 뒹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