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생일맞이 가고시마 여행 #25
최근 몇 번의 여행에서 아침에 제대로 일어나지 못해서 비행기를 놓치거나 급하게 다음 비행기로 표를 바꾸는 등의 뻘짓을 많이 했어요. 가고시마 공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대한항공은 하루에 한 편밖에 없기 때문에 비행기를 놓치면 다른 비행기로 표를 바꿀 수도 없기 때문에, 어젯밤에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여행의 마지막 날, 새벽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호텔의 온천에 가서 따끈하게 몸을 지지고 오니, 컨디션이 너무 좋아졌어요. 여행을 출발할 때보다 더 좋습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고 싶을 정도로 최상의 컨디션이에요.
하지만,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야죠.
시로야마 호텔의 셔틀버스를 타고 가고시마 버스 터미널에 내렸습니다. 공항으로 가는 버스는 이곳에서 탄다고 들었거든요. 터미널이 그리 넓지 않아서 공항버스 티켓을 판매하는 자판기는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자판기 옆에는 공항버스 시간표가 적혀 있어요.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언제가 가장 확실한 건 '현장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미리미리 사진을 찍어두곤 합니다. (이 사진은 며칠 전에 찍어둔 것입니다.)
아침 꽤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가고시마라는 도시가 좀 작은 도시이다 보니까 공항버스도 한가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큰 오산이었습니다. 사람이 꽤 많았어요. 버스도 꽉 차서 출발하더라고요.
버스에 탈 때 큰 짐은 버스 아래에 싣는데요. 짐을 실을 때 목적지가 어디인지 물어봅니다. 같은 목적지의 짐을 함께 모아두고, 해당 정류장에서 같이 꺼내주시기 위함이겠죠. 한국의 공항버스에서도 그렇게 하잖아요.
공항까지는 대략 40분 정도가 걸립니다. 창밖의 풍경은 녹음이 우거진 가고시마 교외의 그것이에요.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그런가요? 자꾸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만간 다시 방문하겠다는 다짐 같은 것을 했어요.
국제선 청사는 첫 번째 정류장입니다. 대한항공 카운터에 가서 수하물을 등록했습니다. 비행기 탑승 시작 시각은 11시. 지금은 9시 20분. 아직 한 시간 반 이상이 남았습니다.
가고시마 공항은 국내선 청사가 훨씬 큽니다. 국제선 청사에는 하루에 3~4대의 비행기 밖에 취항하지 않았어요. 그에 비해서 국내선은 아주 많은 비행기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건물도 국내선 청사가 훨씬 커요. 국제선 청사는 아주 조그맣죠.
기념품 가게나 식당도 국내선 청사 쪽에 더 많고 다양합니다. 국제선 청사에서 나오면 바로 옆 건물이 국내선 청사예요. 별로 멀지 않으니 시간이 남는다면 국내선 쪽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국내선 청사의 3층에는 전망 데크가 있습니다. 시간이 남을 때 이곳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하길래 이걸 구경하려고 좀 서둘러 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간단한 도시락을 벤치에 앉아서 먹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딱 하나의 비행기에 탑승하는 승객만 보안수속 하면 되기 때문일까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더라고요. 보안수속을 마치고 이제 면세구역에 들어왔습니다. 작은 카페가 하나 있고, 그리 크지 않은 면세점이 있어요.
이곳에서 남아 있던 현금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조카에게 맛 보여줄 가고시마의 과자들을 샀어요. 가고시마의 고구마로 만든 쿠키와 감귤로 만든 젤리 그리고 전국 기념품 과자 대회에서 언젠가 수상을 했다는 창작 카루칸(創作生かるかん)도 샀습니다. 가루칸은 가고시마의 전통 떡 같은 건데요. 아주 기품 있는 맛이에요.
아, 그리고 감귤향이 은은하게 나는 모찌를 하나 샀는데요. 이게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서 검색해 보니 가고시마 사쿠라지마 훈와리 다이후쿠(鹿児島桜島ふんわり大福)였네요. 이거 강추입니다.
비행시간은 한 시간 반이 좀 넘는 정도입니다. 인천 공항에 내렸어요. 가고시마 공항에서 인천 공항까지 오는 시간보다 인천 공항에서 집까지 돌아오는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린 것 같네요. 토요일이라 공항버스보다 지하철을 타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이렇게 생일맞이 가고시마 여행이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여행이었는데 포스팅은 엄청 많네요. 이렇게 글과 사진으로 여행을 되돌아보니, 다시 가고시마가 그리워졌습니다. 몸이 근질근질하네요.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가야 할지, 다음 가고시마는 언제 갈 수 있을지.
사쿠라지마의 사진 한 장으로, 이번 여행을 정말 끝냅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