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겨울 목포 여행 #2 - 평화광장
이번 여행은 '천천히 목포를 둘러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택시를 타지 않고 버스로 목포역에서 숙소까지 이동했습니다.
이런 목표를 세운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본의 작은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될 수 있으면 버스나 전차를 이용하려고 하거든요? 그게 현지의 느낌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헌데 왜 국내 여행을 할 때에는 편하게 택시를 타려고 하는 거지? 이번에는 마치 외국에 나와 있다는 생각으로 돌아다녀보자! 라는 취지랄까요.
버스를 타고 고용노동청 근처에서 내렸어요. 목포 현지에서는 이쪽을 '하당 신도시'이라고 부릅니다. 원래 지명이 하당이었고 1990년대부터 아파트를 지으면서 신도시가 형성되었어요. 요즘에는 남악 신도시라고 해서 하당보다 더 동쪽에도 신도시가 만들어졌는데, 거기는 사실 '목포'가 아니라 '무안'이에요.
목포역에서 하당 신도시까지 가는 버스는 여러 대가 있긴 한데요. 숙소들이 모여 있는 평화광장을 관통하는 버스를 타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여느 지방 소도시의 버스들처럼 배차간격이 아주 길거든요. 그래서 조금 멀리 내리는 버스를 타고 숙소까지 약 15분가량 걸었습니다.
하당 신도시도 말이 '신도시'지 이제 개발된 지 꽤 시간이 흘렀어요. 그래서 완전히 깔끔하고 깨끗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포에 있는 깔끔한 숙소들은 모두 이곳, 하당의 평화광장 주변에 몰려 있습니다. 구도심에는 좀 낡은 숙소들이거나, 특별한 분위기를 찾는 사람들이 모이는 게스트 하우스 같은 것들이 있어요.
사실 저는 이번 목포 여행에서 구도심을 천천히 돌아보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숙소도 구도심에 잡으려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것 같은 숙소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목포 출신의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평화광장 주변에 있는 숙소를 추천해 주더군요.
구도심에도 바다가 있지만, 신도시에도 바다는 있습니다. 목포는 항구거든요. 어딜 가도 바다를 느낄 수 있는 도시예요(참 이상하게도 해수욕장은 없지만 말이죠). 평화광장 앞에도 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 바다 너머에는 대불 국가 산업단지가 보이죠.
평화광장. 신도심에서 중요한 곳입니다. 바로 이곳이 거대한 관광, 상업지구거든요. 바다에 맞닿아 있는 평화광장 주변으로 식당, 술집, 호텔들이 즐비합니다. 그리고 좀 더 안쪽 블록으로 넘어가면 아파트와 주거 지역이 나와요.
저녁이 되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산책을 나오고, 젊은 연인들은 데이트를 하러 오는 곳입니다. 구도심에 있는 맛집들은 거의 대부분 이 근처에 지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으니 좀 편하게 맛집 탐방을 하려면 오히려 평화광장 주변에 숙소를 잡고, 이쪽에 있는 맛집 분점들에서 목포의 유명 맛집 음식들을 먹어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이곳에서 4박을 모두 보냈습니다. 호텔에서 걸어 나오면 바로 바다가 보이는 곳이라서 생각보다 분위기가 좋습니다. 광장이 꽤 크고 뷰가 좋아서 조깅이나 조용한 산책을 하기에도 딱입니다. 편의점, 식당, 패스트푸드, 카페 등등 없는 게 없어요. 아주 커다란 다이소도 있어서 여행 중 급하게 필요한 물건도 쉽게 살 수 있습니다.
평화광장 주변에 숙소를 잡은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숙소의 컨디션이 아주 좋더라고요. 다만... 이건 뭐 국내 여행 어디를 가도 겪게 되는 불편이긴 합니다만, 어매니티를 주지 않는 건 좀 불편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알았다면 세면도구도 제대로 챙겨 갔을 텐데, 해외여행에만 익숙해져 가지고 '세면도구는 호텔이 있잖아~'라는 안일한 생각이었거든요. 뭐, 나라에서 정한 지침이라고 하니 어쩔 순 없지만요.
하당 신도시, 평화광장에는 이 커다란 공원과 바다 말고는 볼 것이 없느냐? 하면 그렇진 않습니다. 구도심에 숙소를 잡더라도 한 번쯤은 이곳에 와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목포역 앞에 '관광 안내도' 같은 걸 보면 추천 여행지에 절대 빠지지 않는 곳입니다. 바로 '갓바위'인데요.
그래서인지 평화공원의 한쪽 끝에는 갓바위까지 나무 데크가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야경을 보러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밤에도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조명이 갯바위를 비추고 있거든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얘깁니다. 목포 여행의 매력은 분명히 구도심에 있습니다. 오래된 맛집도 구도심에 있고,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적산 가옥이나 관청 건물들이 남아 있는 독특한 분위기도 구도심에 있습니다. 기차역도 항구도 모두 구도심이죠. 그래서 목포 여행은 분명히 구도심을 보기 위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다만, 목포에는 구도심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신도시에 숙소를 잡는 것은 아주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거죠. 숙소의 컨디션이 훨씬 좋아지고, 구도심과 신도시를 모두 느끼고 구경할 수 있습니다. 버스로 25분, 택시로 10분 거리예요. 그리 멀지도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