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겨울 목포 여행 #5 - 목포 해상 케이블카
제가 어디 여행 다니면서 케이블카 같은 걸 타는, 그런 스타일의 사람이 아니거든요? 왠지 그건 아줌마 아저씨들이나 타는 것 같고, 너무 뻔한 여행 코스 같아요. 저는 저만의 코스를, 제 기분 내키는 대로 걸어 다닌다! 는 것이 저의 여행 스타일이었는데요.
뭐, 일단 제가 아저씨이기도 하고요... 목포 해상 케이블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라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1자 코스가 아니라 ㄱ자로 꺾이는 코스라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요.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는 기분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목포 바로 앞에 있는 고하도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기도 했고요.
그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이번엔 케이블카를 타보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구구절절하지만 사실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진 않았어요. 별로라고 욕을 하기 위해선 스스로도 한 번 타봐야 욕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긴가민가한 기분으로, 북항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갔습니다.
아, 참고로 목포 해상 케이블카는 북항, 유달산, 고하도 탑승장이 있습니다. 어디에서 탑승을 하더라도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북항 → 고하도 → 유달산 → 북항 으로 계속 왕복하거든요.
그중에 유달산 탑승장은 산 위에 있어서 등산이 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케이블카 코스의 시작점으로는 적절하지 않아 보였고요. 고하도 탑승장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바다 건너 섬에 있기 때문에 역시나 시작점으로 적절해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북항 탑승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고하도에 갔다가 유달산을 들러서 다시 북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계획했죠.
아마 대부분 같은 코스로 움직이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북항 탑승장이 가장 붐비는 곳인 것 같더군요. 그나마 겨울이라 평소보다는 사람이 적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했습니다. 왕복 티켓을 구매할 때에는 줄을 아예 서지 않았고, 탑승을 위해서는 줄을 서야 했지만 줄이 빠르게 줄어들어서 그리 오래 기다리진 않았습니다.
아, 그리고 케이블카는 바닥이 막혀 있는 것과 투명한 것이 있는데 투명한 것이 더 비쌉니다. 그리고 줄을 따로 서는데 투명한 쪽의 줄이 더 짧긴 합니다만, 투명한 쪽이 운행 중인 케이블카의 숫자가 적어서 그만큼 줄이 늦게 줄어들어요. 그러니 '더 빨리 타기 위해서 투명한 케이블카의 티켓을 살 필요'는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운행 대수는 대략 2:1 정도예요.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익숙한 것은 아니라서 조금은 긴장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혼자'인데 커다란 케이블카에 저를 혼자 태우진 않더군요. 그래서 젊은 남녀 커플과 함께 탑승했는데요. 어쩔 수 없이 제가 불청객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그래도 꿋꿋하게 핸드폰을 들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케이블카의 유리가 별로 깨끗하지 않아서 사진이나 영상은 화질이 별로 좋지 않지만, 그래도 분위기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공유해 봅니다.
케이블카는 북항 탑승장을 출발해 유달산 탑승장으로 갑니다. 거기서는 내릴 수 없고 그대로 탑승장을 돌아 나와서 고하도 탑승장으로 갑니다. 유달산에서 한 번 코스가 꺾이기 때문에 전체 코스가 ㄱ자가 되는 거군요.
유달산 탑승장에서 고하도 탑승장까지는 바다를 건너는 구간입니다.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의외로 꽤 짜릿하고 기분도 좋더라고요. 케이블카라는 낯선 탈것이 주는 묘한 긴장감도 있는 데다가 바다 위를 건너간다는 신기함까지 더해져서, 비록 모르는 커플의 불청객으로 탑승하고 있지만, 기분이 좀 좋아졌습니다. 케이블카가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북항에서 고하도까지 대략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이었어요. 케이블카에서 보이는 경치도 꽤나 멋집니다. 특히 바다를 건너는 구간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어요. 직접 한 번 타보고 나서 '에이, 별로였습니다. 다음엔 안 타려고요'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탈 것 같습니다. 기왕이면 해가 진 다음에 탑승해서 야경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고하도에 내려서 바로 돌아오는 케이블카를 탈 수도 있겠지만 저는 고하도를 잠깐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니 고하도를 빙 둘러서 해안 데크를 만들어 둔 것 같더란 말이죠. 그렇다면 해안 데크를 걸으며 바다를 좀 느껴주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죠.
그럼 고하도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하기로 하죠.